경기침체와 가계부채 급증의 여파로 개인이 금융회사에 지고 있는 빚이 사상 최대인 4백82조원에 달했다. 특히 개인들의 부채상환능력은 지난 80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로 하락,일본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정부 부채도 재정지출 확대와 공적자금 상환 등의 영향으로 1년새 20% 이상 급증, 1백11조원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개인부문(가계+민간 비영리단체+소규모 개인기업)의 금융부채는 2002년 말(4백58조5천억원)보다 5.3%(24조2천억원) 늘어난 4백82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8년 말(2백26조3천억원) 이후 5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가구당 금융부채는 3천44만원에서 3천1백56만원으로 3.7%, 1인당 부채는 9백63만원에서 1천7만원으로 4.6% 각각 늘었다. 이에 따라 빚 갚을 여력을 나타내는 '부채상환능력(금융자산÷금융부채)'은 개인부문의 경우 2.06배에 그쳤다. 이는 일본(4.02배)의 절반 수준이고 소비성향이 높은 미국(3.53배)보다도 훨씬 낮은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 부채는 사상 최대치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데 반해 금융자산의 증가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해 부채상환능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기침체와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등 기업 부실여신 증가로 지난해 말 금융회사의 부실채권(연체 3개월 이상인 '고정' 이하 여신)은 1년 전의 30조4천억원에 비해 11.5%(3조5천억원) 증가한 총 33조9천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용준ㆍ안재석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