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옛 황제주 2社 엇갈린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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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서 한때 '황제주'로 불렸던 모디아와 주성엔지니어링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모디아가 유령주식 발행과 자본잠식,감사의견 '부적정' 등 우울한 기록을 남기면서 퇴출이 확정된 반면 주성엔지니어링은 경영위기를 극복,부활에 성공했다.
29일 코스닥증권시장에서 주성엔지니어링은 전날보다 60원(0.67%) 오른 9천50원에 마감됐다.
실적호전 기대감이 반영돼 지난 주말 상한가에 이어 이틀 연속 오르면서 작년 9월19일 기록한 52주 최고가(1만4백원)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모디아는 코스닥시장에서 쫓겨날 운명에 처했다.
올해초 주금가장납입(유령주식발행)이 적발돼 거래가 정지된 모디아는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부적정' 의견을 받았고 자본도 완전잠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이제 퇴출을 위한 통과의례인 정리매매만 남겨둔 상태다.
액면가 5백원인 모디아와 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한때 10만원을 웃돌아 '황제주' 대열에 끼었던 종목들이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모디아(공모가 1만5백원)는 지난 2001년 8월에는 11만6천5백원까지 치솟았었다.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장비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공모가 3만6천원)도 지난 2000년 2월 12만1천원까지 올랐었다.
액면가 5천원 짜리를 기준으로 하면 주가가 1백만원을 넘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와 코스닥의 버블(거품) 붕괴로 두 회사 주가는 폭락했다.
모디아는 작년 11월 5백75원까지 떨어졌고 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3월 1천5백50원까지 내려갔었다.
나란히 황제주로 군림하다 위기를 맞았지만 위기 돌파 능력에서는 차이가 났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활발한 자구노력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시켰지만 모디아는 주력분야인 모바일 시스템통합(SI)업종이 수년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해 누적적자가 쌓여가는데도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김도현 대표까지 증권거래법 위반혐의로 구속되면서 회사가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됐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01년 주 납품업체인 삼성전자와의 불화로 위기를 맞은 이후 완벽한 '턴 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당시 반도체용 CVD(화학기상증착)를 주력으로 했지만 거래처가 끊기면서 LCD용 CVD로 주력을 바꿨다.
LG필립스LCD와 대만 및 중국업체를 주고객으로 삼아 재기에 성공했다.
진영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장비에서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장비 업체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올해 기록적인 매출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기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