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상용차(옛 대우차 군산공장)가 29일 트럭생산부문 인도 최대기업인 타타모터스의 자회사로 새 출발했다. 자본금 6백3억원의 신설법인으로 출발하는 대우상용차는 회사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채광옥 사장을 신임사장으로 임명키로 하는 등 기존 경영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군산공장의 기존 근로자 8백명 전원에 대한 고용승계도 약속했으며 내수는 물론 수출용 차량에 대해서도 대우 브랜드를 당분간 유지할 예정이다. 대우그룹의 해체이후 장래가 지극히 불투명했던 대우상용차 군산공장이 외자유치로 이날 재탄생하기까지 전라북도와 군산시의 지원이 주효했다는게 대우차측의 평가다. 작년 가을 강현욱 전북지사는 법정관리중인 군산 대우상용차 공장의 인수를 추진해온 타타그룹이 대우차 노조의 강성 이미지로 인해 계약성사단계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는 보고를 강근호 군산시장으로 부터 들었다. 이때부터 강 지사와 강 시장은 번갈아 가며 군산공장을 사흘이 멀다하고 찾아다녔다. 상용차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며 애로사항을 듣고 노사문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여가며 해외매각에 대한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달랬다. 도지사와 시장은 타타그룹에 '근로자들의 반외자 정서를 책임지고 돌려놓겠으니 투자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안심시켰다. 두달에 걸친 도지사와 시장의 설득에 감복(?)한 근로자들이 해외자본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리기 시작했고 타타그룹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다. 이같은 지자체장들의 측면지원에 힘입어 작년 11월 대우상용차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고 지난달 18일 1천2백6억원에 지분 1백%를 인수하는 본계약이 맺어졌다. 인수조인식에서 라비칸트 타타그룹 상용차부문사장은 "한국에 투자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강성노조문제를 지적하며 말리는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지사와 시장의 간곡한 설득에 따라 군산 공장을 직접 방문해 보고 오해를 많이 풀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라북도와 군산시측은 "지역의 산업 여건이 뒤떨어지는 만큼 노사관계 하나는 전국에서 가장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아 기업들에 매력을 준다는 차별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근호 군산시장은 틈만 나면 민노총과 한국노총, 군산 항만노조 사람들과 만나 "노사관계가 좋아야 기업들이 오고 그래야 지역이 산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군산시는 양대 노총과의 밀월관계를 위해 지난 2002년 근로복지회관을 지어 노총사무실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또 항만노조와는 지난해 8월 무분규선언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강 시장은 지난 2001년 취임직후 '대우차가 살아야 군산이 산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대우차판매의 최일선인 '판매반장'을 자청, 직접 판촉에도 나섰다. 강 시장은 차를 많이 팔기 위해 부품에서 차체 도장까지 10여권의 자동차 전문서적을 독파하기도 했다. 군산=최성국ㆍ이심기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