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쇼이(Bolshoi)는 가장 위대한 것,중심적인 것,최상의 것등을 의미하는 러시아말이다. 지금으로부터 2백24년전인 1780년 모스크바의 페트로프스키 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진 볼쇼이 발레단은 그 이후 "발레"의 대명사로 불리며 러시아는 물론 전세계 발레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오는 4월21일부터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펼쳐질 볼쇼이 발레단의 내한공연은 1990년대 이후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겪어온 볼쇼이 발레단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지난 95년 이후 10년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이들이 선보일 작품은 차이코프스키 원작 '백조의 호수'. 한국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발레로 꼽히는 '백조의 호수'는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와 그녀를 구하려는 지그프리드 왕자의 사랑을 그린 클래식 발레다. 스물 네 마리의 백조들이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맞춰 연출하는 환상적인 군무가 압권이다. 숭고미를 상징하는 백조(오데트)와 공격적이고 간악한 흑조(오딜)를 동시에 연기하는 발레리나의 변신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95년에도 한국을 찾은 갈리나 스테파넨코가 오데트와 오딜의 1인 2역을 맡는다. 러시아 공훈배우인 그녀는 클래식 발레의 명인으로 불리며 특히 난이도 높은 회전동작에 능하다. 지그프리드 왕자 역은 볼쇼이 발레단의 간판무용수 블라디미르 네포르지니가 맡아 열연한다. 볼쇼이 발레단의 유일한 외국인 무용수로 활약 중인 한국의 배주윤도 나폴리 예비신부로 국내 팬들에게 인사한다. 이번 작품의 안무는 금세기 최고의 발레 안무가로 평가받고 있는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맡았다. 지난 64년 37세의 젊은 나이로 볼쇼이극장 예술감독에 취임한 그는 '호두까기 인형''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재안무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백조의 호수'는 국내 팬들에게 알려진 '해피 엔딩'과 달리 비극적인 결말로 맺을 예정이다. (02)751-9685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