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영화나 연극 등 대중화된 문화콘텐츠처럼 일반인들에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게임아이템 현금거래와 게임중독문제 등 게임 역기능이 대표적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서병대 본부장은 "정부와 업계가 나서서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역기능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 게임아이템 현금거래 논란 리니지 사우라비장검 2백50만원, 세피로스 축팔검 2백만원…. 게임아이템 중개 사이트에 올라있는 아이템 거래가격이다. 무기 마법 물약 등 온라인게임에 등장하는 각종 아이템이 공공연하게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다. 아이템 중개 사이트는 아이템베이 플레이포럼 등 1백50개에 이른다. 아이템베이의 경우 일평균 거래액이 7억원을 웃돈다. '온라인게임 지하경제'로 불리는 아이템 현금거래 규모는 지난해 5천억∼6천억원에 달했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5천8백79억원)와 비슷하다. 그러나 아이템 현금거래를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법적 시비도 아직 뚜렷하게 가려지지 않았다. 박상우 게임평론가는 "아이템 거래로 인해 범죄가 발생하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며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가 강력하게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개 사이트와 상당수 게이머들은 거세게 반발한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아이템은 게이머가 노력해 얻은 일종의 사이버 재화"라며 "아이디 도용이나 해킹 피해 때문에 아이템 현금거래를 부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학규 IMC게임즈 사장은 "아이템 거래는 한국식 온라인게임이 빚어낸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게임성과 재미로 승부를 거는 게임 개발만이 아이템 거래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게임중독 체계적 접근 필요 청소년의 게임중독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중독상담예방센터를 찾은 상담자중 60%가 게임중독을 호소했다. 특히 청소년이 상담자의 89%를 차지해 게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폐해를 입증했다. 이에 게임문화진흥협의회는 지난해 말 '게임중독치료 프로그램'을 마련,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에 적극 대처하고 건전한 게임이용문화 조성에 적극 나섰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김민규 박사는 "자기 의존적이고 방어적인 개인적 요인과 여가문화 부족, 입시 부담 등의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 청소년들이 대리욕구 충족을 위해 게임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게임중독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없이는 오히려 '게임=중독'이라는 사회적 편견만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황상민 연세대 교수는 "게임중독 문제를 정신병리학적으로만 접근하는 탓에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청소년들의 게임 몰입을 가치관의 변화라는 측면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도 무조건 몰입은 나쁘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연구센터나 싱크탱크를 구성해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