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강세ㆍ달러 혼조ㆍ유로 약세 .. 국제외환시장 약달러 일변도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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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외환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의 달러약세 일변도에서 벗어나 지금은 엔강세.유로약세.달러혼조세의 3각 구도로 정착되고 있는 모습이다.
즉 엔화는 유로및 달러에 대해 모두 오르고,유로는 엔과 달러에 대해 일제히 떨어지고 있다.
달러는 엔화에는 약세,유로화엔 강세다.
이같은 통화가치 구도는 3국의 경제상황과 일치한다.
경기회복에다 무역수지까지 흑자인 일본의 엔화는 강세,경제는 성장중이나 무역수지가 적자인 미국의 달러화는 혼조,경기부진에다 무역적자까지 내고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2국)의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오르는 엔화=엔화가치는 30일 달러와 유로에 대해 각각 달러당 1백5.5엔선,유로당 1백28.6엔대에서 형성됐다.
이에 따라 지난 한 달간 달러와 유로화에 대해 약 7엔씩 올랐다.
엔화가 3대 통화 중에서 가장 강한 통화가 된 것은 일본경제가 10년 불황을 털고 힘차게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성장률(연율)이 미국(4.1%)과 유로존(0.8%)을 능가하는 6.4%를 기록한 일본경제는 올 들어 더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는 내수회복 없이 수출호조만으로 성장했지만,올 들어선 소매판매가 1.7% 증가(2월)하는 등 내수도 경제를 받쳐준다.
또 지난 2월 사상 최대(1백6억달러)를 기록한 무역흑자의 지속적인 증가도 엔고 배경이다.
이같이 강한 경기회복세로 자신감을 얻은 일본정부가 시장개입을 통한 엔고저지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엔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떨어지는 유로=유로가치는 이날 달러화에 대해 전날의 유로당 1.2135달러에서 한때 1.2074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2월18일의 사상 최고치(1.2933달러)에 비해 약 9센트(7%) 떨어진 것으로 '유로강세'라는 말이 더 이상 시장에서 통용되지 않을 정도다.
유로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유로존 경제가 아직도 휘청대고 있는 탓이다.
산업생산 감소,소비자신뢰지수 하락 등 지표들은 뒷걸음치고,지난 2월 무역수지가 적자(53억달러)로 돌아서는 등 경기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이 때문에 유로존은 경기회복을 위해 추가 금리인하를 검토 중이다.
미·일이 경기과열을 우려,금리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과는 반대다.
달러가치는 미 경제상태(경기회복·무역적자)가 일본보다는 못하나 유로존에 비해서는 더 나은 까닭에 엔화에는 약세,유로화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엔>달러>유로'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