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기금관리기본법에서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조항을 폐지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또 내년 예산부터 각종 민간단체에 지원하는 정부 보조금(올해 4조8천억원)을 대폭 줄일 방침이다. 기획예산처는 30일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05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편성(작성) 지침'을 확정, 이달말까지 각 부처에 관련 지침을 시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예산처는 연기금 주식투자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기금관리기본법에서 허용하고 18개 기금의 근거 법령에 규정한 '주식투자 금지 조항'의 폐지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또 각 기금별 자산운용지침에서 위험관리 관련 사항을 명시해 주식투자 장애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자산운용 담당자의 불필요한 부담도 경감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자산운용지침 및 절차에 따라 신중히 투자했을 경우 손실발생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된다. 이와 함께 예산처는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을 5%대, 물가상승률(GDP 디플레이터)을 2.5% 안팎으로 각각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예산 증가율을 예년처럼 실질 GDP 성장률 수준에서 억제할 경우 내년 정부 예산(일반회계 기준)은 올해(1백18조5천3백60억원)보다 6조원 가량 늘어난 1백24조∼1백25조원 규모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처는 올해 각 부처의 예산편성 자율성을 높인 '톱다운(top-down)' 방식을 도입하는 데다 정국 불안정 등으로 예산 편성안이 바뀔 수 있어, 구체적인 예산안 규모 및 수지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적자금 상환 등 세출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세입 증가율은 둔화될 전망이어서 지난 98년이후 8년째 적자예산 편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