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수능 만점 학생들 .. 송자 <대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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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ong@edupia.com
수학능력시험제도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수능시험 때문에 말도 많은 나라는 없는 것 같다.
우리보다 먼저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은 어떤가.
일년에 일곱번 'SAT(수능시험)'를 보는데,한 번에 33만명 정도가 응시하므로 연인원이 2백만명이 넘는다.
과목은 수리탐구와 영어 두 과목으로 각각 8백점 만점이다.
2000년에는 2백30만명이 시험을 봐 5백41명이 1천6백점 만점을 받았다.
우리 생각으로는 만점을 받은 학생은 어느 대학이나 합격할 것 같은데,그렇지 않다.
지난 2000년 하버드대에 만점 학생의 47%가 지원해서 이중 30%가 불합격했다.
예일대에는 만점 학생의 23% 정도가 지원해 이중 48%가 불합격했다.
만점 지원자를 모두 합격시킨 명문대학은 듀크대 뿐이다.
그러면 어떤 학생이 만점을 받았을까.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어머니는 첫 번째 만나는 선생님으로 교육에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만점을 받은 학생들 중 90%가 부모가 이혼하지 않고 모범적으로 가정을 꾸려가는 환경에서 자랐다.
또 미국 고등학생의 92%가 공립학교에 다니는데,만점학생의 80%가 공립학교 출신이었다.
유명 사립고 학생들이 더 많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생각되지만,현실은 그렇지 않다.
만점 받은 학생들이 다닌 학급의 평균 학생수는 23명이었다.
이는 유명 사립고의 평균 학생수 13명보다 훨씬 많다.
만점 학생과 보통 학생의 학습시간은 비슷했지만 만점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을 독서에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다.
TV나 컴퓨터 운동 등을 하며 보낸 시간도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보통 학생들이 만점 학생보다 두 배가 될 정도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다.
어찌 되었든 만점 학생들은 "꼭 만점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대답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점 학생들은 자신감과 호기심이 많고,독서를 좋아한다.
또 열정적이고 성취욕이 강한 특징을 보인다.
우리의 수능 만점 학생은 어떤지도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
만점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범한 학생이 성실하게 공부한 대가라면 칭찬해야 한다.
만점이 목적이 아니고,열심히 살겠다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