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우상용차 인수한 인도 타타그룹 '타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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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경제의 성장은 정부가 앞장서 규제를 완화한 결과입니다.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업종 세분화와 과잉경쟁으로 이어지고 글로벌 경쟁력의 상실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대우상용차 인수 본계약을 위해 방한한 라탄 N 타타 타타그룹 회장(67)은 31일 신라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사업다각화와 업종전문화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타타그룹은 인도 경제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대기업집단.
엔지니어링 원자재 에너지 화학 소비재 금융 정보통신 서비스 등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85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외형이 인도 국내 총생산의 2.4%인 1백12억달러에 달하며 고용인원은 23만5천명에 이른다.
타타 회장은 "타타그룹은 한국의 '재벌'과 유사하지만 문어발식 사업 진출이라는 비판은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일 기업이 다양한 사업에 치중하면서 핵심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지 대기업 집단이 많은 사업을 한다고 해서 비판받는 것은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85개 계열사가 핵심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주회사가 경영관리는 하지만 모든 계열사가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의 집중과 선택은 그룹이 아닌 각 계열사 단위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의 경제 성장비결에 대해 타타 회장은 "정부의 규제완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 10억의 시장과 영어 구사능력을 갖춘 숙련된 기술자 등 성장을 위한 기본 토양은 이전에도 존재했던 요소"라며 "이는 성장의 전제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규제 해소와 산업 인프라 확보라는 충분조건이 더욱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정부 규제가 풀리면서 업계 통합을 통한 소수정예화가 진행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공급과잉 출혈경쟁과 같은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타 회장은 "노동법을 개정,인력 구조조정을 쉽게 한 것도 경제성장의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타타 회장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국내 기업으로 포스코를 꼽았다.
그는 "포스코가 경이적인 수익을 올리는 비결은 타타그룹도 배워야 할 점"이라며 "타타모터스 타타스틸 등 포스코와 거래 관계가 있는 계열사를 통해 이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독신인 타타 회장은 미국 코넬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서 고등경영과정을 수료한 엘리트이자 인도 최대 부호.
그러나 생활은 매우 소박해 타타그룹 본사가 있는 뭄바이의 방 3칸짜리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
경비행기와 헬리콥터를 직접 운전하는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