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1등산업으로 키우자] (11) 선진국 혁신운동 벤치마킹-영국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건설산업은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서 어느 나라나 국가의 간섭범위가 다른 산업에 비해 넓은게 특징이다.
하지만 정부의 시장 개입방법은 국가별로 다르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직접적인 규제보다 시장경제 원칙을 바탕으로 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정부의 개입 범위 및 방식은 건설산업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지난 90년대 이후 민ㆍ관이 함께 대대적인 건설산업 혁신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건설산업을 '21세기 국가기간산업'으로 설정하고 강력한 실행프로그램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건설업계도 원가절감, 기술력향상, 품질향상 등에 나서며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
-------------------------------------------------------------------------
영국은 경제규모에 비해 세계건설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훨씬 높다.
내수시장도 연간 1천억달러로 세계 5위권이다.
영국의 건설제도는 외국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는 물론 중동지역에서도 영국제도를 모방한 나라가 많다.
최근 5년동안 해외건설시장에서 점유율 10% 이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영향력 덕이다.
또 영국의 건설제도는 단순하기로 유명하다.
건설관련 법은 기껏해야 계약 분쟁 전자상거래 등 정부의 공공조달 관련규정이 전부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그렇듯이 법에 의한 통제보다는 시장의 자율기능에 맡긴다는게 정부정책의 기조다.
그렇다고 건설업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공공사 입찰조건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무자격 건설업자들은 시장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건설혁신운동도 결국 공공공사 발주체계의 개혁을 통해 국가경제의 효율성을 높여보자는게 핵심이다.
건설관련 법과 제도는 빈약하지만 발주ㆍ입찰체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건설혁신정책인 '건설재인식(Rethinking Construction)' 운동은 민간전문가들이 국가차원의 미래건설전략을 제시하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수립됐다.
산ㆍ학ㆍ연 공동으로 협력체계를 이뤄 실행하고 있는 점도 독특하다.
건설산업 재인식운동은 건설예산 10% 절감, 공사기간 10% 단축, 건설예측 가능성 20% 향상, 하자 20% 감축, 안전사고 20% 감축, 생산성 10% 향상, 건설이윤 10% 향상 등 7대 목표가 골자다.
혁신전략의 실행률을 높이기 위해 꼼꼼한 감독체계를 갖춰놓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성과측정 기준(KPI)'이란 평가체계를 통해 매년 혁신전략의 이행상황을 점검한다.
예컨대 정부와 발주자 등 관련기관들은 상호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강력하게 혁신전략을 추진하고,독립적인 감사기구를 통해 성과를 평가받는 방식이다.
성과측정을 통해 검증된 모범사례는 시장에 공개해서 혁신운동을 확산시켜가는 '베스트 프랙티스(BP)'라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계획보다 실행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