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이 다시 한번 활짝 웃었다. 자신이 앞장서 국산화를 독려한 고속철도 차량이 지난 1년간의 시범운행에서 완벽한 성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1일 시작되는 상업운행을 앞두고 고속철도 차량을 제작한 ㈜로템 관계자들을 격려하면서 보다 안전한 고속철도 운행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데 안도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로템은 고속철 차량 9백20량(46편성) 중 7백20량(34편성)을 납품했다. 철도 차량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정공(현대모비스 전신) 경영 시절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사업. 특히 국내 첫 고속철도 차량 사업은 국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사업초기부터 현장을 직접 챙기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여 왔다. 정 회장은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대기업간 빅딜과정에서 한 때 철도사업을 포기해야 했으나 2001년 통합법인을 인수했다. 이는 철차 사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철도차량 사업을 인수한 후,자존심을 걸고 국산화율을 끌어올리도록 연구진을 독려했다. 그 결과 견인전동기·기계·주변압기·전자장비 등 모든 장치의 핵심기술을 보유,고속철 차량의 국산화율을 93.8%로 끌어올렸다. 오는 2010년 자동차 부문 '글로벌 톱 5' 달성과 함께 ㈜로템을 세계 철도차량 시장의 '글로벌 톱 4'로 육성하겠다는 게 정 회장의 각오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