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천당으로 불렸던 쑤저우(蘇州)가 이젠 투자의 천당으로 바뀌었습니다. 투자액의 적고 많음에 상관없이 중국 어디서도 누릴 수 없는 특혜를 드립니다."(왕진화 쑤저우공업단지유한공사 사장) 지난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중국 쑤저우 공업단지 투자설명회는 급성장한 중국경제와 중국인들의 자신감을 여지없이 드러낸 자리였다. 1994년 중국과 싱가포르 정부가 합자로 만든 쑤저우공업단지는 지금까지 1백56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곳.세계 5백대 기업 가운데 91개,국내에서도 삼성전자 등 40여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지난해 투자 유치액에선 상하이를 앞질렀다. 왕진화 사장은 "쑤저우는 중국 전체 면적의 0.1%도 안되지만 수출입총액과 투자 유치액 비중이 각각 6%,11%에 달한다"며 "중국과 싱가포르 정부가 세제와 인력 등을 지원하는 만큼 들어오면 돈을 벌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4백여명이 참석,중국인들 입에서조차 "당황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만면에 득의양양한 표정을 띤 채 행사를 진행한 중국인들과 달리 국내 참석자들의 얼굴엔 약간의 수심까지 엿보였다. 특히 행사를 후원한 KOTRA 관계자들의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국내 기업의 수출과 외국기업 투자유치가 본업인 상황에서 이런 투자설명회를 후원하는 부담감 때문일까. KOTRA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 워낙 커 행사에 도움을 주지 않을 수도 없다"며 "이러다가 기업들이 다 빠져나가 버리면 어떻게 될 지 참으로 고민"이라고 씁쓸해 했다. 이날 KOTRA 관계자들이 느낀 '고민'은 그들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쯤 우리도 해외에서 자신감 넘치는 투자설명회를 할 수 있을지….한국의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류시훈 산업부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