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감산을 강행키로 결정했다 31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OPEC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장관 회의를 열고 이달 1일부터 하루 석유생산량을 1백만배럴 줄이기로 최종 합의했다. OPEC은 지난 2월 일일평균 생산량을 2천4백50만배럴에서 2천3백50만배럴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전격 발표한 후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회원국간 이견이 생겨 시행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어 왔다. 이날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강경파 회원국들은 올 2분기 이후 석유 수요 감소로 유가하락이 예상된다면서 '감산 강행' 주장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의 감산 움직임이 전해지자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중질유 5월물은 미국 텍사스 브리티시피트롤리엄(BP) 정유공장 폭발사고까지 겹쳐 36.72달러로 전일 대비 배럴당 80센트(2.6%) 급등했다. OPEC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알제리 리비아 가봉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11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전세계 석유 소비량의 35%를 공급하고 있다. OPEC의 석유감산으로 국제 유가는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36달러 부근에 머물고 있는 국제 유가는 조만간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40∼42달러 수준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증권의 제이 사운더스 애널리스트는 "OPEC 회원국들은 전세계 석유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자신들의 위치를 과시하고 있다"며 감산의 조기철회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러시아 등 비(非)OPEC 회원국들이 산유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고 전후 복구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이라크도 산유량을 늘릴 전망이어서 하반기부터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