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에서 유.아동 속옷전문점 '무냐무냐'를 운영하는 배연옥씨(36)는 불량제품 반품 요청을 받으면 직접 찾아가서 교환해 준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고객이 아무리 멀리 있어도 반품 요청이 있으면 직접 달려가서 새 것으로 바꿔준다. 고객 입장으로 돌아가 서비스를 차별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배씨는 이러한 차별화 노력으로 6평의 작은 점포에서 월 평균 1천8백~2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월세등 관리비를 제외하면 한달에 7백만~8백만원이 그의 손에 떨어진다. "지방 상권은 좁아서 입소문이 금방 돌지요.한번 나쁜 소문이 퍼지면 회복이 어렵습니다.대신 좋은 소문이 퍼지면 효과도 그만큼 크답니다" 배씨는 지방 상권에서 입소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배씨는 방문 고객에게 강매도 하지 않는다. 미련없이 돌려 보낸 손님은 반드시 다시 찾게 된다는게 그의 사업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다. 그는 차별화를 위해 본사에서 '깜짝세일'을 하면 단골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주고 구입금액의 3%를 적립해 주는 '마일리지 서비스'도 본사보다 3개월 빨리 도입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액세서리 목욕용품 운동복 등도 한켠에 비치했다. 이들 품목은 전체 매출의 15%에 달할 정도로 짭짤한 수입원이다. 배씨의 사업 노하우는 사실 하루아침에 축적되지 않았다. 그는 5년전 남편이 근무하던 부산에서 아동복가게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1억원 남짓 투자한 가게는 1년여 호황을 누렸지만 갈수록 매출이 줄어 결국 2002년말 폐업했다. "같은 상권에 대형 쇼핑센터가 들어서 영향을 많이 받았지요. 하지만 남편이 다른 지역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점포를 위탁경영한 게 직접적 폐업의 원인이었습니다" 배씨는 '가게를 운영하려면 내손이 가야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3개월동안 집에서 살림을 한 배씨는 포기하지 않고 2002년 9월께 다시 점포 물색에 나섰다. 남편 근무지인 원주와 친인척이 거주하는 경기도 일산을 타깃으로 삼았다. 일반 창업자들은 돈에 맞춰 점포를 구하는게 보통. 그러나 배씨는 '가게에 돈을 맞춘다'는 원칙을 지켰다. "돈에 맞춰 자신에게 맞지 않는 아이템과 점포를 구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아이템은 자신이 잘할 수 있어야 하고, 가능하면 종업원 없이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찾은게 유아.아동 속옷 전문점 '무냐무냐'. 속옷은 일일이 입혀보지 않아도 돼 혼자서 운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점포는 발품을 많이 판 덕분에 빨리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원주시 중앙시장내 6평짜리 가게가 눈에 쏙 들어오자 주인을 닥달해 3일만에 모든 계약절차를 끝내 버렸다. 가게권리금 2천8백만원,임대보증금 2천만원과 인테리어 초도물량 등 총 창업비로 7천여만원이 들었다. 개업 초기 매출은 신통치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손님이 주인과 점포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설명한다. 적응 기간을 얼마나 단축시키느냐는 점포주인의 능력. 배씨는 이제 그 '기간'을 지났다. 수입도 짭짤하다. 하지만 그는 퇴직한 남편이 사업을 시작하는데 힘을 보태고,두 아이의 능력있는 엄마로 거듭날 수 있다는데 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원주=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