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개통을 눈앞에 둔 지난달 26일.이날 대전시 문화동에서 문을 연 '문화마을(대우·신동아)'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첫날에만 1만3천여명의 방문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대전시 중구 문화동 육군 보급창 터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구시가지에 위치,당초 미분양이 우려됐던 터라 예상 밖의 인파는 분양 관계자들조차 놀라게 했다. 경부고속철도 서대전역 및 2006년 개통 예정인 대전지하철 서대전 네거리역과 가까워 지난 주말에는 실수요자는 물론 장기 보유를 염두에 둔 투자자 3만여명이 추가로 다녀갔다. 본격적인 고속철도 시대를 맞아 경기 광명시는 물론 충남 천안아산 대전시 등 고속철도 역세권 부동산시장이 뜨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고속철 역세권 및 배후단지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땅값도 꿈틀거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민간업체들은 올해 고속철도 역세권에서 모두 4만여가구의 아파트를 집중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민간 건설업체들이 공급하는 아파트의 1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변화가 고속철 역세권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날 것"이라며 "서울에서 천안까지 체감거리가 1시간대로 줄어드는 등 고속철 개통으로 역세권 일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ㆍ용산 역세권 서울·용산 역세권에서는 1백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재개발이 이뤄진다. 서울시도 미군기지 이전 등 호재까지 겹친 서울역~한강대교 북단(약 4km) 지역을 '용산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용산지구단위계획 내 대로변 땅값은 작년 한 해 동안 두배 정도 오르며 평당 3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아파트 값도 역시 강세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지난달 공급한 시티파크는 7조원의 부동자금이 몰리며 억대 이상의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터 주변은 대우트럼프월드Ⅲ 대우아이빌 LG용산에클라트 LG한강에클라트 벽산메가트리움 등이 모여 주상복합 아파트촌을 이룰 전망이다. ◆광명 역세권 지난해 광명 역세권 택지지구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이 일대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고속철 호재가 이미 시세에 반영돼 거래없이 호가만 높게 형성되고 있다. 다음달 월드건설의 월드메르디앙(5백80가구)을 시작으로 대우푸르지오(4백26가구) 등 모두 1천여가구가 분양 대기 중이다. ◆천안·아산 역세권 새해 들어 역세권 배후단지 개발계획이 발표된 아산·천안 역세권은 대학 이전,고속철 개통,산업단지 유치 등 3대 호재로 들떠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공공기관의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고 삼성LCD를 비롯한 대기업 공장 신설 등의 호재도 안고 있다. 천안지역 땅값은 지난해 4.45%나 상승,대전에 이어 두번째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아파트값은 지난해 28.8%나 올랐으며 올 들어서도 5% 이상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곳에서도 투자 중심은 아산신도시와 고속철 역사가 들어서는 배방면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배방면 국도변 논밭은 평당 1백만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손바뀜이 이뤄진 뒤라 거래는 한산하다. 천안·아산 역세권에서는 올해 대우건설 등 19개 건설업체가 모두 1만4천5백32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오송 및 대전 역세권 최근 고속철 중간역으로 발표된 충북 오송 역사 주변 논밭의 가격은 평당 25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15만원 정도였다.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투자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오송역까지 차로 10분 거리인 충북 청원군 오창면 일대에 조성되는 오창과학산업단지(2백85만여평)에서 지난달 분양된 아파트들은 대부분 순위 내에 마감돼 '고속철 효과'를 실감케 했다. 대전 역세권에선 동구 가오동 현대아이파크(7백34가구) 등 모두 5천9백3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대구·부산 역세권 서울에서 2시간40분 거리로 명실상부한 '반나절 생활권'에 편입될 부산지역에선 천안·아산지역 다음으로 많은 아파트가 쏟아진다. 이달 사하구 다대동 롯데1차(1천5백18가구)를 비롯해 모두 26개 사업장에서 1만1천2백90가구가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대구 역세권에선 다음달 수성구 만촌동에서 대림 e-편한세상(4백50가구) 등 9개사가 모두 7천6백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