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도권 충청권 일대 관심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주택업체들이 대거 밀어내기 공급에 나설 태세다. 이달 전국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모두 5만6천7백64가구로 지난달보다 3만3천3백70가구가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오는 15일로 예정된 총선 등으로 분양시장이 다시 침체장(場)으로 접어든다면 업체들이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 부활조짐 보이는 분양시장 작년 '10ㆍ29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깊은 수렁에 빠졌던 분양시장이 지난달부터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방에서 먼저 감지됐다. 쌍용건설이 부산 사직동에서 공급에 나선 '쌍용스윗닷홈'(2천9백47가구)의 경우 6백77가구가 평균 2.3 대 1의 청약경쟁률로 마감됐다. 32평형은 2백64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5백30명이 청약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부산시민의 관심이 온통 사직동에 쏠려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낮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작년 11월 이후 부산 분양시장이 완전 동면(冬眠)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의 선전은 서울 용산 주상복합아파트 '시티파크'와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의 동시분양으로 이어졌다. 시티파크는 잠실 '롯데캐슬골드',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 등의 청약기록을 모두 경신하면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25만명의 청약대기자들이 몰리면서 7조원가량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같은 기간동안 분양에 나선 오창지구 역시 상당수 단지가 서울 및 수도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선착순 청약에서 일찌감치 분양을 마무리했다. ◆ 분양열기 어디로 옮겨갈까 우선 서울 동시분양에서는 강남권 요지에서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이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건설과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송파구 잠실4단지 2천6백78가구중 5백40가구가 선보이며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1차 아파트 4백38가구 가운데 1백48가구도 일반분양된다. 고속철도 개통의 최대 수혜주 가운데 하나인 충청권 천안ㆍ아산역 인근에 신규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업계는 상반기중 이 일대에 공급되는 물량이 1만여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배방면 공수리에 지어지는 '중앙하이츠'(1천27가구) '한라비발디'(7백94가구) 등과 모종동 '대림e-편한세상'(7백54가구) 음봉면 '더샵'(1천3백72가구) 등이 관심물량이다. 지방에서는 대구와 부산 등에서 아파트 청약이 잇따른다. 대구에서는 월드건설이 이달 중 남구 이천동에 '교대역 월드메르디앙'을 분양할 예정이다. 24∼42평형 3백61가구로 이 중 2백85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롯데건설도 신서동에서 23∼46평형 6백19가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올해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화성동탄 신도시 내 시범단지의 분양도 상반기중 실시될 예정이다. ◆ 입지여건에 따라 차별화 장세 펼쳐질 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이 아직 완전히 살아난 것은 아니다"며 "입지여건 등에 따라 청약 경쟁률이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용산 시티파크, 오창지구 등의 청약열기가 달아오르기는 했지만 같은 기간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인지도가 떨어지는 다른 아파트 단지들은 저조한 청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청약률도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