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게임등급분류제는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과 궤를 같이한다. 고성능 PS의 등장으로 그래픽 기술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1997년 32비트급의 PS가 나오자 선혈이 낭자하거나 과격한 폭력을 묘사한 게임이 쏟아졌다. 이를 계기로 청소년에 부적합한 게임을 규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게임등급제도가 도입됐다. 성능이 더 향상된 PS2가 나온 99년에는 A등급(전체이용가), B등급(성인용), C등급(판매불가) 등 3가지 등급분류체제로 진일보했다. 그러나 여전히 등급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일었고 2001년 초 CESA 주도로 민간자율등급기구인 CERO 설립에 착수했다. 미국 등급기구인 ESRB의 등급제도를 벤처마킹, 성표현 폭력 등 주요 항목들을 각각 5단계로 다시 세분류하는 체계적인 심의기준을 마련했다. 심사위원단은 게임 전반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가 아닌 학부모 게이머 등 30명의 일반인들로 구성했다. 심사위원은 최대 20시간의 사전교육을 받는다. 심의는 편당 3명의 심사위원이 참여, 두시간에 걸쳐 심도있게 이뤄진다. 특이할 점은 CERO가 출범한지 1년6개월이 넘었지만 한번도 등급문제로 시비가 일지 않았다는 점이다. CESA의 마치타니 타로씨는 "소비자와 개임개발사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인 심의기준을 만든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