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제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인도 정부는 1일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사상 최고인 10.4%(연율)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고속성장의 대명사인 중국보다 한수 위이고,10년 장기불황에서 탈출한 일본에 비해서는 거의 2배 빠른 수준이다. 이같은 성장세는 인도가 세계경제에서 '또 하나의 중국'으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한다. ◆세계 최고의 성장률=이 기간 중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국가는 인도뿐이다. 높은 성장률을 자랑해온 태국(7.8%) 아르헨티나(9.8%) 베네수엘라(9.0%)가 모두 인도 뒤로 처졌다. 향후 세계경제를 이끌어 나갈 중심세력으로 지목되고 있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중에서도 인도는 중국(9.9%)을 누르고 선두로 올라섰다. 급속히 살아나고 있는 일본 경제(6.4%)도,세계경제 회복을 이끄는 미국(4.1%)도 인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인도의 급속한 성장은 △농업부문이 17% 성장하고 △전체 경제의 절반을 담당하는 서비스부문이 크게 호전됐기 때문이다. 세계의 아웃소싱 중심지로서 외국기업들의 투자가 급증한 것도 고도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인도 정부는 설명했다. 인도는 앞으로의 고성장도 거의 보장받은 상태다. 인도 정부의 경제개혁 의지와 성장목표가 어느 때보다 강하고 높기 때문이다. 이달 말 총선승리가 확실시되는 힌두국민당-의회당의 연정세력은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사회간접자본)구축과 '2차 녹색혁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통신 전력 철도 건설 및 농업개발에 공공자금을 대거 투입,경제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인도,'제 2의 중국'으로=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올해 인도 경제 성장률이 중국과 비슷한 8%대에 이를 것"이라며 인도가 세계경제에서 '제 2의 중국'이 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듯이,인도는 세계의 '후방 사무실(백오피스)'로 저렴하고 질 높은 노동력을 미국 등 선진권에 공급,세계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앤디 무커르지는 "지금까지 인도의 외국제품 수입을 제한해 온 높은 관세와 저평가된 통화가치,경직된 노동시장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인도가 제 2의 중국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ABN암로은행의 에디 윙 수석투자전략가도 "인도는 향후 수년간 중국을 능가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국 경제는 이미 정점에 이르렀지만 인도 경제의 성장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인도가 중국의 자리를 대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중국에는 연간소득이 1만8천~3만6천달러로 선진권 수준인 중산층이 2억5천만명이나 돼 소비층이 탄탄하지만,인도 중산층은 전체 인구의 5%인 5천만명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