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생물학 화학 수학 물리 등 기초과학 분야의 수준이 낮습니다.현재로서는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치하기는 어렵습니다."


다국적 제약사인 스위스 노바티스 주최로 1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차 한국·스위스 바이오의학 심포지엄'에 참석한 폴 헤링 노바티스 R&D센터 소장(스위스 바젤대 신약개발과 교수)은 "한국 정부가 생명공학 분야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전략은 바람직하지만 아직은 준비가 덜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헤링 소장은 한국에 세계적인 R&D센터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과학 분야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어야 하며 우수한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케임브리지 R&D센터는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지난해부터 이곳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특히 하버드대학 등 우수 인력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헤링 소장은 그러나 "한국의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은 세계적 수준으로 안다"며 "이를 바탕으로 생명공학 분야의 인프라를 착실히 구축해 가면 세계적 기업의 R&D센터 유치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기업 국민이 삼위일체가 돼 기초과학이 발전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는 등 투자환경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만이 R&D센터를 유치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거듭 말했다.


헤링 소장은 "한국의 생명공학 연구수준을 점검하고 노바티스와 어떤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기 위해 이번 심포지엄을 개최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과의 교류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노바티스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사로 지난해 28조6천3백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R&D에 4조3천7백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스위스 미국 싱가포르 등에 7개의 R&D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글=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