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일 발표한 '2020년 도시기본계획'은 도시계획 교통 산업 문화 환경 등의 밑그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마곡지구 등 대규모 미개발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개발계획을 담았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마곡지구 개발 등 기본계획 실현에 1백53조8천억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매년 평균 7조7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계획에는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변화상이 반영되지 않았고 사업 추진의 구체성도 결여돼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 마곡지구 첨단산업단지로 =서울시는 이곳을 DMC(디지털미디어시티)가 들어설 상암지역과 연계시켜 첨단 산업벨트로 조성키로 했다. 또 외국인전용 주거지역(잉글리시 타운)도 마련, 국내 외국기업가들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대단위 아파트 단지는 짓지 않기로 했다. 또 다른 대규모 미개발지이면서교통요충지인 문정·장지지구는 동남권 유통ㆍ물류단지로 육성된다. 이곳은 청계천 이주상인을 포함해 IT(정보기술) 등 미래산업이 들어서는 대규모 업무ㆍ상업지구 역할도 맡게 된다. ◆ 다핵분산형 대도시 =서울시는 '1도심ㆍ5부도심'의 기존 골격을 유지하면서 11개 지역중심과 53개 지구중심을 골라 집중 육성함으로써 균형잡힌 '다핵분산형 광역대도시'로 만들기로 했다. 업무ㆍ상업 중심지구를 곳곳에 키우면 수도권과 서울 도심ㆍ강남 사이 출퇴근 인구를 줄여 교통 체증 등 각종 도시문제도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도심은 청계천변을 중심으로 국제 업무ㆍ금융 중심지로, 용산 미군부대 일대는 고속철 용산역사를 중심으로 국제업무 기능을 갖춘 부도심으로 변화시킨다. 상암ㆍ수색 부도심은 ITㆍ미디어산업 중심지 및 남북교류 거점으로 개발된다. 청량리ㆍ왕십리 부도심은 업무ㆍ상업시설을 대거 유치해 동북권 중심지 기능을 부여할 계획이다. 연신내 상계 망우리 등 11개 지역중심 지구에 산업 기반을 대폭 유치, 수도권에서 서울로 유입되는 인구를 도심 외곽에서 흡수키로 했다. ◆ 주택은 적정밀도로 =부도심 뉴타운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토지 개발과 주택 건축을 가급적 억제키로 했다. 그린벨트에서 풀리는 땅에는 국민임대주택 예정지를 제외하곤 저층ㆍ저밀도 개발 원칙을 유지한다. 개발로 녹지가 훼손되면 그만큼을 복원하는 '녹지총량제'도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사고 위험이 있는 구릉지는 대규모 개발을 금지하겠다는 대목도 눈에 띈다. 재건축 소형주택 확보비율은 계속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소형아파트 재개발 때 도로 상ㆍ하수도 등에 큰 부담을 주는 요인은 용적률이 아닌 가구밀도인 만큼 재개발 때 가구밀도를 토대로 적정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 교통ㆍ환경계획 =미아ㆍ삼양, 신림ㆍ난곡, 목동, 은평 등에는 경전철 등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키로 했다.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을 계속 추진해 현재 64%인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2020년까지 8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북한산∼남산∼용산∼관악산을 잇는 남북녹지축,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용마산 덕양산 관악산 북한산 등 4개 산과 도심내 낙타산 인왕산 남산 북악산을 잇는 생태축도 각각 조성키로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