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대증요법으론 고유가 해결 안된다..吳剛鉉 한국가스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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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의 고유가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미·이라크전 직후 일시적으로 안정됐던 유가는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고 있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할 때 작년 3·4분기 이래 배럴당 27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유가는 금년 3월 들어 30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유가상승의 원인은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지난 2월에 있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결정, 베네수엘라 정정 불안과 에콰도르 송유관 파손 등을 들 수 있다.
과거의 석유 파동 시기와 달리 현재의 고유가 현상의 특징은 수급 차질이 없는 가격변동 문제여서 국내 정유사들도 차질없이 원유를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제유가 결정구조가 OPEC의 목표가격 밴드제 시행,국제 지정학적 위험의 증가,달러와 원유간 투자대체성 증가 등으로 변화한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국제유가는 4월 이후 계절적 요인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그 폭은 크지 않아 일정 기간 고유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고유가의 지속은 물가 상승, 성장률 둔화, 그리고 국제수지 악화라는 경제전반에 걸쳐 여러 가지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유가의 상승은 수입 물가의 상승을 유발하고 직접적으로 생산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다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유가 상승에 의한 비용 상승은 기업의 설비투자 및 고용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 및 생산에 악영향을 미쳐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한편 유가의 상승은 수입단가를 높여 교역조건을 악화시키고 더불어 무역수지 악화를 가져오게 한다.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수출호조는 선진국들의 경기가 회복되고 중국의 고성장세에 따라 수출 수요가 증가한 것에 기인하나 고유가가 상당기간 지속된다면 해외의 수요 감소와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1차 에너지의 수입의존도는 원자력발전을 포함할 경우 97%에 이르며 특히 원유와 천연가스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1차 에너지 소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상회한다.
이러한 여건으로 인해 우리 경제는 해외 에너지 시장의 충격에 상당히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고유가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대증적 대안보다는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장기적 대책으로는 태양력 풍력 등의 대체에너지 개발과 신ㆍ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 그리고 해외 유전개발 참여를 통한 해외 자원 확보, 에너지절약형 기술 개발 및 시설투자 촉진 등을 통한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구조로의 전환 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특히 단기적이며 동시에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은 에너지의 합리적 소비에 기초해 모든 경제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 절약은 현재의 고유가 현상뿐만 아니라 소득 증가에 따른 환경에 대한 욕구가 커짐에 따라 더욱 필요하게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 차원에서는 우선 에너지 다소비업체들을 중심으로 에너지 소비실태를 점검해 에너지의 합리적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설비 및 기기 개선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각 개인 가정에서도 적정 실내 온도 유지, 승용차 카풀제, 자발적 승용차 10부제, 에너지 효율적 기기 사용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결국 현재 고유가로 인해 주름진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다소나마 완화하고 해외 부문에 대한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하는 에너지의 합리적 소비와 절약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