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사양길에 접어든 것처럼 보였던 미국의 석탄 화력발전소들이 국제유가 급등과 정부의 우호적인 정책에 힘입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미국 전체 전력생산에서 석탄 화력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0년대 중반 57%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51%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석탄의 경제성이 새삼 부각되면서 미국 내에서는 1백여개의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총 7백20억달러에 이르며,발전소가 완공되면 6천만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된다고 WSJ는 전했다.


지구 온난화와 산성비의 주범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석탄 화력발전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 급등 때문이다.


유가가 치솟자 천연가스 화력발전소 업체들은 높아진 생산원가를 충당하기 위해 비싼 가격에 전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생산비용에 변화가 없는 석탄 화력발전소 업체들도 덩달아 높은 가격에 전기를 팔아 이익을 챙기게 된 것이다.


미국 내 천연가스는 점점 고갈되고 있는 반면 석탄 매장량이 여전히 풍부한 점도 석탄 화력발전소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미국 정부의 환경 정책도 한 몫 했다.


미 환경부는 산성비와 스모그 대책으로 오는 201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소의 공해 저감시설 배치를 의무화했으나,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 시한을 2015년까지로 연장했다.


WSJ는 "부시 행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어 석탄 화력발전소가 언제까지 인기를 구가할지는 장담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