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우량 수출입 기업을 육성하고 불량 기업의 퇴출을 유도하기 위해 홍색(우량)리스트와 블랙리스트를 처음으로 공표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최근 자체 웹사이트(www.customs.gov.cn)에 69개 홍색 기업과 58개 블랙기업을 발표했다. 중국에서 연간 수출입액이 1억달러 이상 되는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작성된 홍색 리스트에는 인텔 휴렛팩커드 NEC의 중국법인 등 외자계기업들도 대거 올랐다. 한국의 대기업으로는 삼성전자후이저우법인과 삼성전기 톈진법인 등이 홍색리스트에 올랐으며 대우종합기계 옌타이법인과 현대전자 멀티미디어 톈진법인도 들어갔다. 홍색 기업들은 2001년 이후 3년간 밀수사실이 없고 세무 외환 은행 등 각 부문에서 불량기록이 없는 요건을 충족해 선정됐다. 해관총서는 세관에 이들을 위한 전용창구를 만들고 일부 검사 생략 등 각종 특혜를 주게 된다. 블랙리스트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5백만위안(7억원) 이상 밀수한 사실이 적발됐거나 두 차례 이상 밀수사실이 드러난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해관총서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에 대해서는 가공무역을 위해 들여오는 수입물품에도 세금을 부과하고 검사를 강화하는 등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그동안 수출입기업을 ABCD 4등급으로 분류해 통관상의 혜택을 차별화하는 내부 자료로만 활용해왔으나 홍색과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대외에 공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