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잘 나가는데 통신株만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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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서 통신주가 소외받고 있다.
실적개선의 기대감으로 IT(정보기술)관련주의 주가가 다시 불붙기 시작했지만 IT주중 유독 통신주만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신주의 경우 경쟁과당과 성장정체 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주가가 당분간 횡보 현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선발 사업자와 후발 사업자간 주가 차별화 가능성이 커 선택적 매매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나홀로 약세
IT지수는 3월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을 앞두고 IT 관련종목이 실적호조를 리드할 것이란 기대감의 반영이다.
1월2일 지수를 100으로 가정할 때 IT지수는 최근 111.07로 10% 이상 올랐다.
반면 통신업종 지수는 오히려 99.08로 하락한 상태다.
IT의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동안 통신업종 대표주인 SK텔레콤과 KT는 최근 한달 사이 12.3%,2.0%씩 내렸다.
통신주의 소외현상은 국내만이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 통신사업자인 AT&T의 경우 최근 3년 연속 주가가 곤두박질쳐 시가총액이 다우존스 종목가운데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급기야는 지난 1일 다우존스 종목에서 탈락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수익성 악화 지속
양종인 동원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처럼 갖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적은 없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과당 경쟁으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올 초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도 도입 이후 업체들간 과당 경쟁으로 SK텔레콤 KTF 등 이동전화 업체는 1분기 매출이 늘었지만 수익성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유선통신 시장의 경우도 후발 사업자들이 KT가 독점하고 있는 시내전화 시장에 속속 가세할 예정이어서 수익성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익 모멘텀 약화와 함께 통신이 '사양산업'으로 인식돼가고 있는 것도 주가부진의 또 다른 이유다.
실제 통신업체들은 최근 이익이 큰폭 늘고 있으나,투자는 줄이고 있다.
성장정체가 예견되는 대목이다.
우리증권 김석생 연구원은 "수급 문제도 통신주 주가의 발목을 붙잡는 주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이미 외국인 지분율 한도(49%)를 채운 상태여서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매수 주도세력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선·후발업체간 주가 차별화
LG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앞으로 주가 수익률에서 선발 사업자와 후발 사업자간 역전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동안은 업종 대표주가 높은 시세를 보장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최근들어 SK텔레콤과 KT 주가는 정체상태지만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데이콤 등은 외국인 매수세를 등에 업고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게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2일에도 SK텔레콤과 KT 주가는 하락한 반면 KTF와 LG텔레콤,데이콤은 2∼4% 상승했다.
양종인 수석연구원은 "후발사업자들의 경우 최근 증가하는 시장점유율 덕에 주가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