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굴리는 이른바 "큰손"들이 드나드는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 VIP룸에선 어떤 얘기들이 오갈까. "1가구 3주택" 소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시행,포괄상속세 시행 등 투자와 보유에 대한 부담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일선 PB(프리이빗뱅커)들에 따르면 이들 큰손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에 몸을 움츠리기보다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정부의 강경방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성한 부동산 투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달라진 제도나 경제여건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발품을 팔아가면서까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게 PB들의 전언이다. ◆부동산 관련 세금 문의 많아 이들 큰손들은 청약광풍을 불러일으킨 주상복합아파트 시티파크(서울 용산구 한강로)의 청약 및 분양권 매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우려하는 건 국세청의 자금출처조사다. 이렇다보니 삼성증권 굿모닝신한증권 하나은행 등 금융권 VIP담당 PB들에게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삼성증권 아너스클럽 손종성 세무담당 컨설턴트는 "이들 큰손들은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 범위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시행되는 1가구 3주택 보유자들에 대한 양도세 강화에 대한 문의도 부쩍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까지 3주택 소유자는 올해 1가구를 처분하면 강화된 양도세부과 기준이 유예된다. 하지만 올해 초에 1가구를 팔고 연말까지 다시 한가구를 구입해 3가구 소유자가 된다면 양도세가 소급적용된다. 증여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리모델링을 통한 증여에 관심이 많다. 하나은행 이성곤 팀장은 "빌딩을 적법하게 증여한 뒤 그 빌딩을 담보로 리모델링을 하면 서너배 규모의 자산 증여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 10억원짜리 빌딩을 아들과 딸에게 증여한 뒤 빌딩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리모델링을 하게되면 증여받은 빌딩이 30억원 가치의 물건으로 변하게 된다. 결국 10억원 증여에 대한 세금을 내고 실제론 30억원의 증여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개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 늘어 이들 큰손들은 지금도 주식보다는 부동산을 선호하고 있다. 다만 아파트 상가 토지 등에 대한 투자는 자제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압박 때문이다.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투자의 방향을 틀고 있다. 삼성증권의 손 세무컨설턴트는 "요즘들어 강남요지의 빌라사업에 투자하겠다는 큰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사를 스스로 물색한 뒤 개인이 직접 은행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역할을 대신하겠다며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 대치동에 살고 있는 강모씨(55)는 이미 3건의 오피스텔빌딩 사업에 1백억원을 투자해 2년 새 1백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요지의 땅에 직접 투자한 뒤 모든 인허가와 시공사 선정 등은 시행사에 맡기고 이익은 자신이 챙기고 있다는게 손 세무컨설턴트의 설명이다. 개인 PF의 실제 사례는 또 있다. 서울 성북구 평창동에 사는 안모씨(58)는 최근 친구들과 공동투자 형식으로 강남 청담동의 빌라사업에 투자해 두배의 수익을 올렸다. 5명이 각각 10억원씩을 투자,고급 대형빌라 2개동 10채를 지어 1백억원에 분양을 마쳤다. 토지매입부터 분양까지 6개월만에 2배의 투자수익을 올린 경우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