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사상최대 수출실적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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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수출이 2백14억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침체된 경제를 그나마 수출이 떠받쳐 주고 있음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그러나 앞으로의 대외여건을 볼 때 수출호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원자재 가격급등과 수급불안으로 이미 타격을 받고 있는 수출기업들에 고유가,원화 강세의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경기조절 정책을 구체화할 경우 대(對)중국 수출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없지않아 더 걱정이다. 상품의 교역조건은 갈수록 불리해지고, 그로 인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도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수출은 유례없는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내수 경기는 얼어붙어 있는 경기 양극화 현상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수출이 잘 되면 기업투자 및 고용확대를 유발하고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환구조다.
그런데도 우리 경제는 그같은 연결고리가 끊겨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다.주력 수출상품이 부품 및 설비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IT 등 첨단제품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전후방 생산효과가 낮고, 수출증가가 투자 및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 탓이다.
그런가 하면 기업들은 각종 규제와 정치 사회적인 불안요인으로 인해 설비확충이 필요하더라도 해외투자를 먼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몇몇 주력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수출지역도 중국 등 일부지역에 집중돼 있는 구조적 문제가 시정되지 않는 한 언제든 수출증가세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높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는 대외충격에 취약하고,투자부진은 성장잠재력의 약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투자확대를 수반한 내수 회복으로 경기 양극화 구조가 해소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투자환경 정비,정치 사회 전반의 불확실성 제거,규제의 철폐, 노사안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