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LG투자증권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다. LG투자증권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인 2일 LG투자증권을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 꼽혀온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인수전에 불참키로 결정한 반면 우리금융그룹은 매각 주간사 회사인 산업은행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고위관계자는 "대만계 금융회사 등 외국계 투자자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으나,일단 우리금융의 우세를 점치는 관계자들이 많다. 이와 관련,우리금융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그리고 LG투자증권 중 하나를 인수하겠다는 게 그룹의 공식입장"이라며 "셋 중 어디를 선택할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LG투자증권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반면 하나은행 관계자는 "LG투자증권의 매각대상 지분이 21.2%에 불과한데다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매각하는 지분 21.2% 만으로는 경영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로 시장에서 사야하는 부담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한투증권이나 대투증권을 인수할 예정이기 때문에 LG투자증권에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매각가격 산정 등에서 진통을 겪겠지만 우리금융의 인수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은 삼성증권 사장 시절 IB(투자은행)업무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으며 우리금융회장 취임 직후에도 투자은행 및 기업금융을 강화하겠다고 누차 밝혔었다. 금융계 한 고위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주채권은행으로 갖고 있는 우리금융과 한투 대투보다 IB업무 역량이 뛰어난 LG투자증권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매(소비자)금융 위주로 재편돼 있는 국내 은행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대규모 투자은행의 필요성을 정부 내에서도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는 매각가격이 시장가보다 너무 높아 실제 매각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은은 LG투자증권 지분 21.2%를 팔아 3천5백억원의 매각이익을 남기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당 매각가격은 2만1천4백원 수준으로 현 주가(1만3백50원)의 2배 정도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협상과정에서 매각가격이 변경되지 않으면 실제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김인식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