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투자증권 어디로 가나] 우리금융 일단 유력‥외국에 넘어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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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권인 LG투자증권은 어디에 매각될 것인가.
LG증권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인 2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측은 "대만계 금융회사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며 외국계의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면 외국계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산은은 5월중 우선 협상자를 선정하겠다고 말했으나 '비밀보장'계약에 따라 대상 업체들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날 인수의사를 밝힌 우리금융지주의 행보에 보다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국계 금융회사의 경우 지점에 의존하는 영업행태에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혀온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LG증권의 매각대상 지분이 21.2%에 불과한데다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매각하는 지분 21.2% 만으로는 경영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로 시장에서 사야 하는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한투증권이나 대투증권을 인수할 예정이어서 LG투자증권에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우리금융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그리고 LG투자증권 중 하나를 인수하겠다는 게 그룹의 공식 입장"이라며 국내 금융회사중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이와 관련,금융계는 매각가격 산정 등에서 다소 진통을 겪겠지만 우리금융의 인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신임회장이 삼성증권 사장 시절 IB(투자은행)업무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으며 우리은행장 취임 직후도 투자은행 및 기업금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주채권은행으로 갖고 있는 우리은행과 IB업무 역량이 뛰어난 LG투자증권이 합병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매각가격이 시장가보다 너무 높아 우리금융의 LG증권 인수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산은은 LG투자증권 지분 21.2%를 팔아 3천5백억원의 매각이익을 남기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주당 매각가격이 2만1천4백원 수준으로 현 주가(1만3백50원)의 2배 수준에 달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협상과정에서 매각가격이 변경되지 않으면 실제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진모·김인식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