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데도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소극장들이 잇따라 설립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낙산시어터가 문을 연 후 발렌타인극장(지난해 11월) 나무와물 극장(지난해 12월) 한양레퍼토리시어터(지난해 12월) 게릴라극장(올 3월19일) 등이 개관했다. 이들 극장은 대부분 1백~2백석 규모이며 조명과 무대 설치,임대료 등 개관 비용으로 2억~3억원 등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5개 소극장들이 개관한 것은 서울시가 대학로를 문화지구로 지정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문화지구로 지정될 경우 극장이 딸린 건물은 세제혜택을 받는다. 대학로의 음식점 등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건물주들이 고객 유치를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극장을 유치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도 극장이 많이 생기는 이유로 꼽힌다. 신설 극장들은 기존 극장들에 비해 좌석수가 많고 넓은 공간을 갖췄기 때문에 관객 증가로 인한 상권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무와물 극장의 김성수 대표는 "1백64석의 공연장을 개관하는 데 시설비와 임대료 등을 합쳐 3억원 정도 들었다"며 "기존 극장들이 단순한 공연장이었다면 새로 들어서는 극장들은 관객들이 오래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차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