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와의 '실패한 합병'으로 주주들의 비난을 받아온 위르겐 슈렘프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이 이번엔 또 다른 인수업체인 미쓰비시자동차의 실적부진으로 곤경에 빠졌다. 1998년 인수한 크라이슬러가 지난해 슈렘프 회장의 흑자실현 공언에도 불구하고 6억2천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2001년 인수한 미쓰비시자동차마저 6억9천만달러의 적자를 냈던 것. 미쓰비시자동차의 실적부진은 99년 파산 직전 르노에 인수합병돼 카를로스 곤 최고경영자(CEO)의 지휘 아래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한 닛산과 대비되면서 슈렘프 회장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이같이 부실한 경영탓에 주가는 다임러벤츠가 크라이슬러를 인수했을 당시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고 올 들어 독일증시의 전반적인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주가는 5%가량 하락했다. 슈렘프 회장은 지난해 실적부진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과 과도한 보수로 인한 윤리성 문제 등으로 올초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최악의 CEO에 뽑히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슈렘프 회장이 주도적으로 인수한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주가마저 곤두박질치자 그의 경영능력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7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 퇴진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