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인 한국기술투자(KTIC)가 5억달러 규모의 대형 벤처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름은 '동북아 바이아웃(buy-out)펀드'. 기업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거나 아예 기업 자체를 인수한 뒤 가치를 높여 되파는 데 투자하는 펀드다. 미국 유럽 등 해외자금을 조달해 한국과 중국 등지의 유망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주도하는 사람은 한숙자 KTIC 미국 지사장.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한 지사장이 최근 업무협의차 내한했다. 지난해 서갑수 KTIC 회장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그는 "내달에는 1차분인 1억달러를,연말까지는 5억달러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지사장이 이를 주도하는 것은 그의 다채로운 이력과 다양한 네트워크 때문. 그는 미국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지에 인적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특히 자신이 주로 활동하는 실리콘밸리에서는 마당발로 통한다. 또 이스라엘 벤처업계 대부로 통하는 에드 밀랍스키 제미니 캐피털펀드 매니지먼트 설립자나 양딩방 중국 증시관리위원회의 수석 자문위원,인도 과학산업연구회의의 의장인 마셜 카 박사 등과 친하다. 이들은 한 지사장의 요청으로 동북아 바이아웃펀드에 관한 자문을 해주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문학도를 꿈꿨다. 하지만 대학입시에서 떨어지자 미국행을 택했다. 유타대학과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사를 마친 뒤 프로그래머로 87년부터 94년까지 애플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조직 속에 묻혀버린 듯한 생활이 싫어 벤처업계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머천텍 등에서 해외마케팅을 담당,유럽과 아시아시장을 파악한 뒤 미국 벤처캐피털인 KPP의 심사역을 맡아 투자실무를 다졌다. 한 지사장은 "한국 벤처기업 중에는 경쟁력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많아 앞으로 미국자금 유치가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