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의 나초 두아토는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 시절부터 전설적인 안무가 지리 킬리안의 후계자로 주목받아 왔다.


그는 34세의 젊은 나이에 스페인 국립무용단을 맡아 단숨에 이 단체를 유럽 최고의 무용단으로 키워냈다.


오는 30일부터 5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질 스페인 국립무용단 초청공연은 두아토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이들이 선보일 작품은 '멀티플리시티(Multiplicity)'.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바흐의 음악과 삶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음악을 무용으로 형상화시키는 두아토의 천재적인 안무감각을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바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종교적이고 경건한 인물이 아닌 함께 춤추고 즐기는 정열적인 인간으로 그려진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쳄발로 협주곡,폴로네즈 등 바흐의 여러 작품을 발췌한 콜라주가 2인무 3인무 군무 등과 어우러져 선보인다.


무용수들은 파격적인 동작으로 바흐의 각기 다른 선율과 리듬을 몸으로 표현한다.


긴 치마를 펄럭이며 하늘하늘 움직이는 여성 군무와 펜싱 칼을 들고 격렬하게 움직이는 남성 군무가 특히 볼 만하다.


1957년생인 두아토는 다른 무용수들에 비해 비교적 늦은 나이인 18세 때 런던 램버트 스쿨에 입학,본격적인 무용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80년 스톡홀름에 있는 쿨베리 발레단에서 프로 무용수로 데뷔한 그는 83년 첫 안무작 '닫혀진 정원'으로 쾰른 국제안무 워크숍에서 1등상을 받으며 세계 무용계의 스타로 부상했다.


그가 이처럼 단시간내 무용 팬들을 사로잡은 것은 음악을 절제된 몸동작으로 완벽하게 형상화해 내는 남다른 감각 덕분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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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