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지역전문가 윤여봉 차장(41·삼성물산 사우디아라비아 지점장)이 이슬람교인이 돼 중동 수출전선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가 중동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88년 입사 직후 중동에 군수품을 납품하는 특수사업부에 배치되면서부터다. 이후 중동지역 전문가로 뽑혀 92년부터 94년까지 이집트에서 아랍어와 이슬람문화,현지 상관습 등을 공부하면서 중동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슬람교를 종교로 갖게 된 것도 이 무렵이다. 윤 차장은 "생활에 녹아 있는 이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랍 세계를 알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공부하다 보니 이슬람교를 종교로 갖게 됐다"며 "이 정도면 1백% 현지화 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전문가 과정을 마치고 96년까지 해외업무실에서 중동·아프리카를 담당하다 99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지점을 책임지고 있다. 윤 차장은 "요즘은 테러로 시끄럽지만 흉악 범죄가 거의 없어 마음 놓고 밤거리를 다닐 수 있는 곳이 바로 중동"이라며 "아내와 아홉살,다섯살된 남매도 별 불만이 없다"고 중동 예찬론을 폈다. 아랍인들과의 인맥을 만들기 위해 라마단(금식월) 기간에 바이어를 찾아가 이프타르(IFTAR·해진 뒤 기도와 첫 식사를 같이 하는 의식)를 함께 하기도 했다. 윤 차장이 희망하는 다음 근무지는 이라크. "잠재력이 큰 이라크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게 되면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