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겨우내 실내에서 웅크리고 지내서인지 이맘 때면 놀이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그러다 보면 놀이기구 사고 소식도 뒤따르고.아니나 다를까. 지난 5일 대전의 한 놀이공원에서 회전기구를 타던 어린이 둘이 떨어져 한 아이가 심하게 다쳤다고 한다. 일상에서 맛볼 수 없는 스릴과 긴장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서인가. 놀이기구 없는 놀이공원은 생각할 수조차 없다. 그것도 그냥 빙빙 돌거나 천천히 움직이는 것 대신 무서운 속도로 솟아올랐다 떨어지거나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흔드는 것들이 늘어난다. 롤러코스터,자이로 드롭,바이킹 등이 그런 무시무시한 것들이다. 오죽하면 '스크림 머신(Scream Machineㆍ'악'하고 비명을 지르면서 타는 기구)'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롤러코스터는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기구다. 국내에선 청룡열차로 더 유명한 롤러코스터는 16세기 중반 러시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눈썰매의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높이 21m의 미끄럼틀 비슷한 목조구조물이었다. 3백60도 회전레일이 나온 건 19세기 초,철골구조물로 바뀐 건 20세기 중반이었다. 덴마크의 티볼리가든과 영국 마게이트 드림랜드의 롤러코스터,미국의 첫테마파크 너츠 베리 팜의 고스트라이더는 모두 나무로 돼 있다. 레일 위를 달리는 데다 구심력과 원심력의 평형 덕에 거꾸로 매달려 있어도 튕겨나오지 않는다지만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흔한 건 달리던 열차가 공중에서 갑자기 멈춰서는 것이지만 간혹 사람이 밖으로 떨어진다. 자극은 언제나 좀더 강렬한 자극을 부르는 법.롤러코스터의 속도와 길이는 갈수록 빠르고 길어진다. 보통 시속 85km,높이 50m 정도지만 최고 시속 1백30km,높이 70m짜리도 있다. 롤러코스터는 아찔한 느낌과 고도의 긴장을 수반한다. 게다가 한번 타면 중간에 내릴 수 없고 빠른 속도 탓에 추락하면 중상 내지 사망이다. 끔찍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공원마다 놀이기구 정비에 만전을 기해야겠거니와,총선을 앞두고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정치판 사람들의 아슬아슬한 행각도 멈추게 할 수 있었으면 싶은 마음 간절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