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85%(현재 54%)로 높이려면 기업들이 연간 20조원이 넘는 추가 부담을 지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을 분석한 연구자료에서 이같이 밝히고 "비정규직 임금 인상은 불가피성이 인정되지만 기업 부담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명목 비정규직(정규직과 동일노동을 하면서 신분은 비정규직인 경우)의 임금을 정규직의 85%로 높이려면 기업들은 20조5천9백86억원의 추가 비용(2003년 기준)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12월 결산 5백31개 상장기업의 지난해 순익(18조2천6백9억원)보다 많다. 이 같은 분석은 명목 비정규직이 전체 근로자의 26.7%인 3백52만9천명이고, 임금은 월 평균 91만5천원으로 정규직(1백69만4천원)의 54%라는 통계청의 '2001년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토대로 기업 부담액을 산출한 뒤 2002년(11.54%)과 2003년(9.40%) 전산업 임금상승률을 반영해 계산한 것이다. 박 위원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해 비정규직의 임금을 일괄적으로 올리면 기업 투자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며 "비정규직 임금 인상분의 일정 부분을 정부가 부담하거나 정규직이 분담하는 것도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