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천식은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는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세계 인구의 5~10%가 이를 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00년도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1년에 18만명이 기관지 천식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한국에서도 매년 4천여명이 천식으로 사망하고 있다.


천식 환자가 늘어나면서 사회ㆍ경제적 비용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본부와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는 제6회 세계 천식의 날(5월4일)을 앞두고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를 '천식 및 알레르기 주간'으로 선포, 무료 진단 등 각종 행사를 펼치고 있다.


천식의 증상과 치료법 등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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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침 계속하면 천식 의심해야 =80년대까지만 해도 3∼4%에 불과하던 소아천식 유병률이 최근엔 6∼7세의 경우 15.3%, 13∼14세의 경우 7.7%로 크게 높아졌다.


소아 전체로 보면 1백명중 10명이 천식을 앓고 있으며 이 중 50%인 5명은 평생 동안 천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 65세 이상은 12.7%, 40세 미만은 2%, 40∼54세는 3.8%, 55∼64세는 7.7%가 각각 천식을 앓고 있다.


천식이란 기도에 만성적인 알레르기 염증이 생겨 기도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기도가 예민한 천식 환자는 쉽게 자극을 받아 기도 안쪽이 붓고 객담(가래)이 생기며 기관지를 둘러싼 근육이 수축해 기도가 좁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숨이 차고 객담과 함께 발작적인 기침이 생기며 좁아진 숨구멍으로 공기가 지나가면서 쌕쌕하는 소리(천명)가 나게 된다.


천식으로 발생하는 기침은 일반적인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인한 기침과는 달리 한 번 시작하면 연속적으로 나오며 목이 간질간질하고 밤이나 새벽에는 더욱 심해진다.


경미할 경우 주로 목에 가래가 걸린 듯 답답하고 흉부 압박감이 느껴진다.


이보다 더 심해지면 기침과 천명을 동반한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게 악화되면 호흡 부전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흔히 '천식은 놔 둬도 낫는 병' 정도로 인식하거나 '치료해도 낫지 못하는 병'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천식은 잘 관리하면 어떤 만성 질환보다도 치료하기가 쉬운 질병이다.



◆ 집먼지 진드기가 천식 주범 =알레르기는 외부에서 체내로 들어온 어떤 물질에 대해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이같은 과민 반응은 사람 몸에 있는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관여해 생기는 현상이다.


정상인은 일상적으로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음식물, 약물 등이 기관지나 소화기에 노출돼도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나 이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원인 물질에 노출된 부위 혹은 전신에 알레르기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나 왜 일부 사람들만이 특정한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기관지에 알레르기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물질로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 바퀴벌레 같은 곤충 부스러기 등 호흡기로 흡입되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가구나 자동차의 광택제로 사용되는 도장재, 용접시 발생하는 연무 등에 노출돼도 기관지 천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 푸드, 방부제, 산화방지제, 인공 감미료, 식용 색소 등도 기관지 천식을 악화시킨다.



◆ 천식 발작엔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사용해야 =천식 환자 치료는 약물을 주로 사용한다.


물론 약물 치료로 병이 완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을 예방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다.


약물은 기관지 확장제와 항염증제로 구분된다.


기관지 확장제는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 주는 것으로 짧은 시간에 강한 효과를 나타내는 반면 맥박이 빨라지고 손이 떨리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갑자기 천식 발작이 시작됐을 때는 기관지 확장 효과가 1∼2시간인 속효성 제제를,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심해지는 야간 천식이나 운동을 할 때 생기는 천식 발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12시간 이상 지속되는 제제를 사용한다.


항염증제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사전에 차단하거나 이미 일어난 알레르기 염증을 제거시켜 준다.


약물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질병의 양상에 따라 두 가지 약제를 혼합 또는 단독으로 사용한다.


'알레르기 주사'라고도 불리는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치료법이다.


환자의 알레르기 항원을 찾아내 이 성분으로 주사를 만들어 낮은 농도부터 시작해 높은 농도로 주사하면서 저항력(면역력)을 키워 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1주일 간격으로 5∼6개월 주사한 후 일정한 농도에 도달하면 그 농도로 한 달 간격으로 주사하게 된다.


천식은 적어도 3∼5년 이상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 도움말=조유숙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교수, 최동철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