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의 유럽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TV프로그램 견본시 MIPTV 2004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계약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어난데다 유럽 메이저 애니메이션사의 투자 및 공동제작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MIPTV 2004에서의 한국 애니메이션 계약실적은 1천2백51만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42% 증가했다. 상담 실적은 1천9백68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계약실적의 70%를 넘는 8백90만달러가 국내 기획물에 대한 공동제작 계약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디자인스톰사가 제작중인 애니메이션 '아이언 키드'(사진 위)는 스페인의 주요 배급사인 비알비 인터내셔널로부터 총 제작비의 40%에 이르는 1백60만달러를 유치했다. '아이언 키드'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되는 로봇 무협 판타지 애니메이션.가상의 도시에서 태어난 소년 로봇의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 무협이라는 독특한 소재 때문에 해외 구매자들의 관심이 컸다고 행사 참가자들은 전했다. 또 지난해 캐릭터 대상을 받은 ㈜부즈의 캐릭터 '뿌까'(사진 아래)는 유럽 최대 애니메이션 방송사인 폭스키즈유럽과 TV용 애니메이션을 공동 제작키로 하고 1백50만달러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뿌까 애니메이션은 '뿌까 퍼니 러브(Funny Love)'라는 제목의 7분짜리 TV 애니메이션 78편으로 구성되며 1편은 이미 제작 중이다. 이밖에 EBS를 통해 방송 중인 '뽀롱뽀롱 뽀로로'를 제작한 아이코닉스는 프랑스 TF1과 방송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국산 애니메이션의 유럽 진출이 활발해지자 후속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럽 메이저 방송사 및 배급사와의 계약 체결이 사업 확산의 발판이 된다는 것.디자인스톰의 손정숙 대표는 "유럽의 대표적 배급사인 비알비 인터내셔널이 사업 파트너라는 사실 자체가 미국 일본 등 세계 시장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평소 한국 애니메이션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기획 및 아이디어 부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게 돼 향후 기획단계에서 공동 제작을 통해 외자를 유치하는 사업 모델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