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은 지금 '인사혁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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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쿠르트는 오는 10월부터 연공서열제 요소를 없애고 개인별로 최고 6배까지 격차가 나는 '완전 능력주의' 인사제도를 도입한다고 이달초 발표했다.
매년 전사원에 동일하게 적용돼온 정기승급을 폐지하고 6개월마다 사원의 실적을 평가,임금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입사 동기라 하더라도 임금 격차가 생기고,입사 연도와 관계없이 상하관계가 뒤바뀔 수 있다.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제'로 대표돼온 일본 기업들의 임금 및 인사제도가 혁명적으로 변하고 있다.
소니 마쓰시타 히타치 등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들도 능력에 따라 임금과 승진을 차별화하는 성과주의를 도입하는 추세다.
닛케이평균주가가 2년8개월 만에 1만2천엔을 돌파하고,경제회복 속도가 빨라진 밑바닥에는 임금제도 변화를 통한 조직 활성화가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대기업,성과주의 뿌리내렸다=정기승급은 이제 흘러간 과거 얘기가 됐다.
정기승급을 폐지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고,일부 기업에서는 실적을 평가,임금을 전년보다 깎는 곳도 등장했다.
마쓰시타 닛산자동차 히타치 등은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부터 정기승급제를 폐기했다.
소니는 이달부터 주택 가족수당도 없애고,완전한 성과주의를 도입했다.
히타치는 이달부터 기존에 도입했던 '실력 성과주의'를 전사원으로 확대했다.
종업원 3만명에 대한 정기승급이 없어지고,직무등급에 따른 단일 급료체계로 바뀌었다.
회사측은 능력 행동 성과 등 3개 요소로 사원 개개인을 평가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경영혁신을 선도해온 닛산은 4월부터 간부직에만 적용해온 성과주의를 전사원으로 확대했다.
시간급 실적급 등으로 세분화됐던 임금 항목도 월급으로 일원화,개인 능력에 따라 달라지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새 임금제도로 갑자기 급여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기존 임금보다 실적 평가가 낮은 사원은 경고를 주고,2년 안에 만회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준다.
올해까지 12년 연속 최고 이익을 낸 다케다약품의 다카하시 도시유키 노조위원장은 "성과주의가 사원들의 근무의욕을 높여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승진,30대부터 갈린다='40대 과장' '50대 부장' '60대 정년'으로 직장생활을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30대부터 간부직 후보들을 걸러내는 혁명적인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린맥주는 간부직 양성코스인 '기린경영스쿨'을 도입,35세부터 45세까지 관리직 사원을 선발,훈련을 시키고 있다.
재무 경영전략 매니지먼트 등 경영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이다.
고마츠의 경우 '45세 사장' 양성을 목적으로 비즈니스리더 선발제도를 운영 중이다.
10년 안에 경영간부 후보를 5백명가량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B단계와 중견 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A단계로 나눠 간부 육성 훈련을 시킨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