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규모 택지지구 내 아파트 분양으로 커다란 관심을 모았던 경기도 남양주시와 하남시 일대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분양권 전매금지와 양도세 실거래가 부과 등의 강력한 부동산투기 억제책 시행 이후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속히 가라앉았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작년 8월까지는 시장이 활기를 띠었으나 이후 거품이 빠르게 빠지면서 이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잊혀진 시장'이 됐다"며 "한달에 1∼2건의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남시의 경우 그린벨트 개발 등의 재료가 아직 남아있지만 당분간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권 매물만 쌓이는 호평·평내지구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평내지구와 구리시 토평지구 등 수도권 동북부지역에서는 분양권 거래 자체가 실종된 상태다. 이들 지구보다 서울에서 더 떨어진 마석택지지구 내 분양권에 대해서는 문의조차 뚝 끊겼다. 토평동 부동산뉴스 관계자는 "작년엔 20∼30평형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들어선 하루 1∼2명도 찾아오지 않는다"며 "오히려 강남에서 토평지구로 이사왔던 사람들도 강남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메인공인 관계자는 "토평동 아파트가 평당 1천만원대로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 가격보다 높은 편"이라며 "평당 5백만∼6백만원대인 인근 수택동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전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 입주하는 남양주시 호평·평내지구에서는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이 작년 말보다 평균 1천만∼2천만원 하락했다. 호평동 현대아파트 30평형대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작년 말 6천만원대에서 지금은 4천만∼5천만원대로 떨어졌다. 그나마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근 LG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작년 말보다 분양권 가격이 많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거래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남시 일대도 장기침체 조짐 수도권의 유일한 미개발지로 지난해 큰 주목을 받았던 하남시 일대 분양권 시장도 역시 침체된 모습이었다. 서울 송파구 및 강동구와 인접한 입지여건과 자연환경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평당 1천만원대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데다 △분양권 전매금지로 단기 시세차익 실현이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남시 최대 단지인 1천6백7가구 규모의 에코타운(신장동)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에코타운의 분양권값은 지난해 '10·29 대책' 직후 하락세가 진정됐지만 거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남시가 투기과열지구와 주택투기지역으로 연이어 지정되면서 분양권 시장이 급랭했다. 인근 하나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에코타운 분양권 프리미엄은 33평형 기준 1억4천만∼1억5천만원 정도다. 부동산플러스한강 하남점 이경태 대표는 "내년 상반기께 풍산동에서 6천가구의 대규모 분양이 시작되면 상황이 좀 달라지겠지만 지금으로선 극심한 침체를 벗어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욱진.조재길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