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일 PDP경쟁 특허전쟁 비화 .. 삼성SDI-후지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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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놓고 치열하게 전개돼 온 한·일 가전업체간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시장에서의 경쟁이 급기야 특허전쟁으로 번졌다.
PDP 기본기술 특허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삼성SDI가 일본 후지쓰가 지식재산권을 주장하는 특허가 무효라는 소송을 미국 법원에 제기하자 후지쓰도 삼성SDI가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며 미·일 법원에 맞제소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후지쓰는 삼성SDI의 PDP를 일본에 수입·판매하는 삼성재팬을 상대로 도쿄 지방법원에 수입 및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미국에서는 삼성SDI와 모기업인 삼성전자,미국 수입판매 회사인 삼성일렉트로닉스아메리카 등 3개사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중부연방지방법원에 수입·판매금지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후지쓰는 소장에서 삼성SDI가 PDP의 밝기(휘도)를 향상시키고 수명을 길게 하는 발광 구조 등 특허 10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SDI는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후지쓰가 지식재산권을 주장하는 총 9건의 특허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었다.
삼성SDI는 이 소송에서 "후지쓰가 특허권을 주장하는 내용은 30여년간 여러 기업의 연구를 통해 일반화된 기술인 만큼 원천 특허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랜 기간의 신중한 검토를 통해 자체 기술과 후지쓰의 기술을 검토한 결과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후지쓰가 낸 가처분신청은 결론이 나기까지 6개월∼1년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후지쓰의 소송 제기가 일본의 세계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는 한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45억달러,2005년 70억달러로 급팽창할 것으로 보이는 세계 PDP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대 경쟁업체인 삼성SDI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삼성SDI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은 일본 업체가 세계 시장의 97%를 장악하고 있던 PDP 분야에 2001년 뛰어든 뒤 고성장을 거듭,올 연말에는 시장점유율 50%로 세계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같은 특허소송은 사안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반의 준비를 한 만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