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수출증가와 극심한 내수침체에도 불구, 지난해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이 내수기업보다 오히려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7일 내놓은 '2003년 기업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유통업을 제외한 5백65개 상장사중 수출기업(수출비중이 70%를 넘는 65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24% 줄어든 4조8천억원에 그쳤다. 반면 내수기업(내수비중이 70%를 넘는 2백60개사)은 순익이 11조6천억원으로 1.2% 늘어났다. 특히 삼성전자(지난해 순익 5조9천억원)를 제외한 나머지 수출기업의 순이익은 1조1천억원 적자를 기록, 수출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과 순이익률(순이익/매출액)에서도 수출기업(각 9.8%, 5.0%)쪽이 내수기업(각 10.0%, 7.5%)에 못미쳤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에 대해 "지난해 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2002년에 비해 5% 정도 떨어졌으나 기업들은 그만큼 수출품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이는 결국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