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가 새 차를 개발할 때 소음 및 진동,내구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 때마다 매번 시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들 것이다. 항공기나 선박 교량 등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프트웨어가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엔지니어링(CAE)'프로그램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제품의 강도,내구성 등을 감안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예컨대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 어느 정도 충격을 받아야 고장나는지,교량이 얼마의 무게를 버틸 수 있는지 등을 실험할 수 있다. CAE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엠에스씨소프트웨어의 한국지사 한국엠에스씨소프트웨어(지사장 권병천)는 8일 제주도 표선 해비치리조트에서 '가상제품개발(VPD:Virtual Product Development)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국내 기업 관계자 3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 행사는 이 회사의 프로그램을 사용해본 기업체 종사자들이 그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 소프트웨어는 항공,조선,전기·전자,일반 기계 등에 폭넓게 쓰인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이영우 현대·기아자동차 수석 연구원은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수많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기 때문에 시제품의 실제 테스트는 1∼2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CAE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엠에스씨소프트웨어의 크리스토퍼 존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사장은 "이 행사를 통해 고객들과 신뢰를 쌓고 연구개발 자료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엠에스씨소프트웨어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 출신인 로버트 슈웬들러가 우주선 발사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상용화하면서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회사다. 22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약 40억달러다. 제주=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