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경영은 이윤추구가 목적이지만 예술경영은 이윤추구에다 예술성이 결부돼야 합니다. 따라서 개인의 신념이 필요한 분야지요."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59)는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은 동숭아트센터가 그동안 적자에 허덕이다가 2001년부터 수지균형을 맞췄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2억원 이상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동숭아트센터는 동숭씨네마텍 하이퍼텍나다 동숭홀 소극장 놀이마당 등 영화와 각종 공연장르가 한자리에 모인 복합 문화예술공간이다. "동숭아트센터를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를 거듭했어요. 수익만을 염두에 둔다면 볼링장이나 갈비집으로 임대하면 간단히 해결됐겠지요. 그러나 예술공간의 원래 목적에 맞게 공연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주력했고 우수한 인재와 작품을 발굴 육성하는 방법도 모색했지요." 그는 지난 91년 옥랑문화재단을 설립한 뒤 '옥랑희곡상''옥랑다큐멘터리상''옥랑펠로우십' 등을 창설,운영하고 있다. 2000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예술영화관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연극 부문에 사전제작 시스템을 적용한 '생연극 시리즈'를 도입했다. "지난 3년간 공연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공연장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나름대로 쌓였기 때문이겠지요. 지난해에는 상업영화 '주온'이 돈을 벌어줬습니다. 돈이 안되는 연극과 예술영화가 극장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그것이 유명해져 상업영화도 잘 된 거지요. 문화예술은 이처럼 장기적인 안목에서 부가가치 상품이 되는 것입니다." 동숭아트센터의 직원수는 출범 초기 70명에서 지금은 40여명으로 줄었지만 공간은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는 초기에 공연장을 일반 회사처럼 운영하니까 직원들이 떠나 버렸다고 했다. "이후 직원들과 대등한 파트너십 관계로 전환하면서 운영이 정상화됐습니다. 이제는 각종 프로그램도 국내 정상급으로 올라서게 됐지요. 앞으로 제대로 된 예술공간으로 키워나가겠습니다." 김 대표는 최근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한국 문화공간으로서 동숭아트센터의 역할과 의미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국내 첫 공연예술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