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등 특수관계인에게 토지를 무상 또는 저가로 임대하더라도 통상 임대료를 기준으로 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5부(재판장 이우근 부장판사)는 8일 자신의 땅을 싼값에 아버지에게 빌려준 김모씨(54)가 "아버지에게서 받은 낮은 임대료가 아닌 세무당국이 계산한 통상 임대료를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한 것은 부당하다"며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심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가족 등 특수관계인에게 토지를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한 행위는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행위로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한다"며 "김씨가 96년까지는 무상으로, 97년부터는 연 2천4백만원의 저가로 토지를 제공한데 대해 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83년 서울 종로구 5백59㎡ 규모의 땅을 부친에게 무상으로 빌려줘 건물을 짓고 임대업을 하게 하면서 97년부터 직접 부동산 임대업자로 사업등록하고 부친으로부터 매년 2천4백만원의 임대료를 받아 왔다. 김씨는 종로세무서로부터 96∼2000년 기간에 대해 종합소득세 1억6천여만원과 부가가치세 5백80여만원을 추가로 부과받자 소송을 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