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차 등 업종을 대표하는 핵심 블루칩들의 주가가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900선 위로 올라간 이후에도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브레이크없는 자동차같은 질주다. 시장의 관심은 이들 종목이 더 오를 수 있을지,오른다면 어느 정도나 될 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들 종목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 전체의 향방이 좌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들의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며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상 최고치 행진 지속 8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천원(0.83%) 오른 60만5천원으로 사흘째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대차도 전날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이날도 1.09% 상승,또다시 기록을 깼다. 삼성SDI도 이날 사상 최고가인 17만2천원으로 마감됐다. LG전자는 장중 7만5천원까지 올라 역시 사상 최고가에 올라섰다. POSCO는 4.15% 급등한 17만5천5백원으로 마감돼 종전 사상 최고가(18만3천5백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SK㈜도 4만5천원으로 장을 마쳐 과거 기록인 4만7천6백50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들 종목은 메릴린치,UBS,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가 순매수 상위를 차지했다. ◆추가 상승여력 충분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대세상승장이 멈추지 않는 한 시장 대표주의 사상 최고가 행진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도 "단기급등에 따른 약간의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숨고르기 후 충분히 더 갈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유는 두가지다. 이 센터장은 "시장 대표주들의 이익이 사상 최고주가에 걸맞을 정도로 나오고 있는 게 첫번째 이유"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물론 현대차 LG전자 POSCO 삼성SDI 등 대부분의 핵심 우량주들이 올해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의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가치를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지 여부"라며 "과거에는 사상 최고이익을 내고도 경기가 안좋아지면 다시 뒷걸음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삼성전자 등 시장 대표주들의 이익 변동폭은 확실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 대표주들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좋아진 게 현재와 같은 주가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수급상황도 긍정적 두번째 긍정적인 이유는 수급이다. 김기환 사장은 "외국인 지분 급상승 등으로 우량주의 유통물량이 줄어 수급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기우(杞憂)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량주의 시가총액이 늘어났다고 해서 국내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절대물량이 줄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물량이 부족할 경우 소규모 거래량으로도 주가 탄력성이 커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일부에선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그동안 우량주 그늘에 가려진 종목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 조익재 리서치팀장은 "우량주의 주도력이 유지되는 가운데 실적이 우수한 '2등주'로 외국인의 관심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망한 2등주로 철강 화학 등 중국 관련 경기민감주와 IT(정보기술)주를 꼽았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