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사태 악화에 진출기업 '비상'] 상가 모두 철시…비즈니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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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직후부터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시장을 뚫어왔는데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생각하면 두렵기만 합니다."
바그다드에 머물고 있는 한국 기업인들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전자전문점 등 상가가 30% 정도만 문을 열고 나머지는 모두 철시,사실상 비즈니스 활동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라크로 들어오는 거의 모든 육로에서 잇따라 외국인들이 납치되거나 공격을 받으면서 중고차 가전제품 등 주력 수출품의 공급은 아예 끊긴 상태라는 설명이다.
현지 기업들은 "사태가 더욱 악화돼 선점해 놓은 이라크 내수 시장의 기반이 무너지지는 않을까"하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재건공사 참여를 추진해온 건설회사들은 직원들의 안전을 우려하면서 이번 사태가 더욱 악화돼 앞으로 수주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지난달 이라크에서 2억2천만달러 규모의 재건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파견된 직원 5명을 바그다드내 호텔에 마련된 사무소에서 벗어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요르단 암만에 주재원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라크 출장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바그다드에 지난달 29일 전시판매장을 개장한 현대차의 경우 현지에 상주하는 직원들은 없지만 이라크를 관장하는 두바이 본부 직원 17명에게 바그다드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무역업계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 바그다드 지사장인 김갑수 이사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현장 직원들이 피격을 받는 아픔을 겪은 오무전기도 대부분 근로자들은 이라크 밖으로 철수시켰으며 남은 6명의 인력은 베이지에 있는 미군기지내 캠프와 바그다드 호텔에 체류토록 했다.
회사측은 이라크가 내전수준으로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어 모든 재건공사가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KOTRA 바그다드 무역관은 현지 기업인들의 비상연락망을 점검하는 한편 이라크를 빠져나가는 한국인들에게 안전한 루트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KOTRA에 지원 요청을 않은채 독자적으로 진출한 중소기업들과는 연락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장연 서브넥스테크놀로지 사장은 "바그다드에 인접한 사드르시티엔 시아파 지도자로 떠오른 알 사드르를 지지하는 주민들이 많아 총성이 자주 들려오고 있다"면서 "주로 오전에 관공서에 드나들면서 무역 업무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난 4∼8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라크 재건박람회는 이달말로 연기됐지만 이번 사태로 무기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해졌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