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 코스닥' 열풍 .. 30여사 지분율 최고치 돌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해 1백52억원의 적자를 낸 반도체 장비업체 코닉시스템. 외국인은 올 들어 이 회사 주식을 소리 소문없이 사들여 0%였던 지분율을 사상 최고치인 11% 이상으로 높였다. 코닉시스템은 올해 장비 납품계약을 잇달아 따냈고 최근 흑자전환할 '턴어라운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반도체장비 업체인 에프에스티도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연초 0.01%에 불과했던 지분율은 13.91%로 불어났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들이 '바이 코스닥'에 나서면서 지분율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11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 들어 누적 순매수가 1조2천5백억원에 달할 정도로 외국인들이 코스닥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면서 30여개사의 외국인 지분율이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도 거래소처럼 △외국인 선호종목이 부각되고 △외국인들이 우량주를 싹쓸이하는 패턴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주요 매수종목은 업종대표주, 실적호전 우량주, 휴대폰부품·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같은 핵심 정보기술(IT)주 등으로 분석된다.
먼저 NHN과 레인콤 유일전자 등 업종대표주가 매수타깃이 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인지도가 높고 시장 점유율이 높아 독자적인 영업이 가능한 코스닥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귀띔하고 있다. 인터넷포털과 게임쪽에서 독주체제를 갖춘 NHN,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공략에도 흔들리지 않을 입지를 갖춘 레인콤, 해외시장 개척과 매출 다변화에 성공한 유일전자 등이 꼽힌다.
외국인들은 탑엔지니어링 크로바하이텍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업황호전과 대기업의 설비투자 확대에 힘 입어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좋아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륭전자 대진디엠피 예당 등 실적호전 중소형주도 외국인 지분율이 연일 치솟고 있다. 올해 위성라디오 판매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기륭전자,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분야 육성방침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대진디엠피, 게임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힌 예당 등은 외국인 매수세가 부쩍 강해지고 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1백만주 이상 순매수한 아시아나항공과 파라다이스도 외국인 지분율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외국인이 올 들어 코스닥 우량종목에 대한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도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개인과 기관의 시장참여가 미미한 가운데 외국인의 우량종목 싹쓸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