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동유럽 EU가입 카운트다운'] (上) 국내기업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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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슬로바키아의 산업도시 갈란타(Galanta).
지난 2002년 10월 삼성전자가 모니터 공장을 설립,국내기업중 처음으로 이 지역에서 생산거점을 마련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이 곳에 3천만달러를 추가 투자,LCD PDP TV 등 대당 1만달러가 넘는 고가품 생산을 위한 제2공장을 상반기중 완공할 계획이다.
하반기 DVD플레이어와 프린터 셋톱박스 생산라인까지 갖추게 되면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함께 명실상부한 복합생산공장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게 된다.
고용인원도 1천1백명에서 올해 2천2백명으로 늘어난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제품대수만 올해 4백만대로 지난해 1백70만대의 두배를 능가하게 됩니다.매출액은 2억달러에서 8억달러로 4배나 증가합니다."(조규담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법인장)
삼성전자는 올해 협력업체 3∼4개가 이 곳에 추가로 입주해 원자재에서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영국 정부와의 외교마찰을 무릅쓰고 영국 윈야드의 모니터 생산라인을 이 곳으로 이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슬로바키아 정부로부터 연간 8천만달러의 이익이 날 때까지 법인세를 면제받기로 합의했습니다.토지는 물론 무상으로 받았습니다.노조설립도 회사재량에 맡겨 설립하지 않고 있습니다.기업하기에는 최고의 조건인 셈이죠."(김성진 슬로바키아법인 관리담당)
삼성전자는 현재 이 곳에 물류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2만평 규모의 토지와 고속화도로를 무상으로 제공받기 위한 협상을 슬로바키아 정부와 벌이고 있다.
지금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부품을 공급받지만 물류센터가 완공될 경우 하루 물동량만 컨테이너 2백개가 넘는,동유럽과 러시아 및 CIS(독립국가연합)의 물류 총괄거점으로 변신하게 된다.
한국타이어도 상반기 중 생산공장 건설후보지를 확정하기 위해 슬로바키아와 체코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미 미쉐린이 동유럽에 진출한 다국적 자동차 메이커를 겨냥,슬로바키아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상황이어서 더 이상 늦추다가는 '막차'마저 놓치게 된다.
현대모비스와 자동차 부품업체 9개사도 2006년 말 공장 가동을 목표로 이 곳에 생산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다른 대기업들도 폴란드 체코 헝가리에 각각의 투자거점을 마련,내달 EU확대에 따른 시장공략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LG전자는 폴란드의 북쪽 무바와 지역에,대우일렉트로닉스는 수도 바르샤바 인근에 PDP 프로젝션 등 대형TV 생산기반을 구축했으며 SK케미칼도 PET 생산공장 건설작업이 한창이다.
헝가리에선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이미 TV 모니터 부품을 생산 중이며 체코에는 LG필립스디스플레이가 대규모 생산단지를 구축한 상태.
이들 생산시설의 상당 부분은 영국과 포르투갈 스페인 등 서유럽의 기반시설을 이전한 것이다.
다국적 기업의 경우 원가경쟁력이 약화된 필립스 지멘스 톰슨 등 EU국가 제조업체들은 이미 동구쪽으로 생산기반을 옮기면서 수직적 생산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미국의 대표기업인 GE나 IBM도 초기 생산공장 투자를 마쳤으며 지금은 IT센터와 콜센터,물류단지 등 서비스 거점망도 마련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동유럽의 EU편입은 한국기업에 새로운 성장을 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생산기반의 이전과 함께 판매,유통,물류 등 2차 거점의 확보를 위한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티슬라바(슬로바키아)=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