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니스 협약과 新경제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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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부터 니스 협약에 따라 동유럽 10개국이 유럽연합(EU)에 가입한다.
이로써 EU 회원국은 25개국으로 늘어난다.
니스 협약이란 EU 회원국 정상들이 프랑스의 작은 휴양도시 니스에서 모여 신규 회원국의 확대문제를 합의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새롭게 EU에 가입하는 신규 회원국들은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 주로 동유럽 국가로 구성돼 있다.
앞으로 EU 회원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궁극적으로는 러시아의 일부 지역과 동유럽 전체,아프리카 북부 지중해 연안국가까지 포함하는 범유럽 경제권으로 확대·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동유럽의 EU 가입은 20세기초 자유사상가들이 유럽의 옛 영화(榮華)를 되찾기 위해 구상했던 '하나의 유럽' 실현에 한발짝 다가서는 셈이다.
동유럽의 가입으로 EU는 거대 광역경제권으로 다시 태어난다.
외형상 경제규모로만 따질 때 EU 25개 회원국은 인구와 국내총생산(GDP),무역(수출+수입)규모가 세계 전체에서 각각 7%,27%,18%를 차지한다.
그런 만큼 동유럽의 EU 가입은 21세기 세계경제와 국제통화질서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지역주의는 유럽경제권·북미경제권·아시아경제권 간 '3대 광역경제권'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3대 광역경제권은 유럽과 북미경제권 간의 북대서양 자유무역지대(TAFTA),유럽과 아시아경제권 간의 아시아·유럽회의(ASEM),아시아와 북미경제권 간의 아·태 경제협력체(APEC)와 같은 지역주의 광역화 추세를 거쳐 지구촌 사회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 질서도 3대 광역경제권 체제에 맞춰 재편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의 쌍둥이 적자와 유로랜드의 확대 부진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 달러화와 유로화,현재 공동 연구가 진행중인 아시아 단일통화 등 '3극(極) 통화체제'가 구체화되고 있다.
가장 부진한 아시아 지역에 있어서도 기존의 엔화 위안화를 대신해 새로운 단일통화를 도입하자는 단계까지 진전되고 있는 상태다.
앞으로 아시아 지역에 단일통화가 도입될 경우 유로화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단일통화 도입 전단계로 아시아통화제도(AMS)에 의해 각국 간의 통화가치를 일정범위 내로 수렴시킨 뒤 아시아중앙은행(ACB)을 설립해 경제여건이 비슷한 국가부터 단일통화를 도입·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3극 통화체제가 어느 정도 확고해지면 국제환율제도는 미 달러화와 유로화,아시아 단일통화 간의 환율 움직임에 상하 변동폭이 설정되는 '목표환율대(target zone)'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북미와 유럽경제권 간의 기초여건을 감안해 '1유로=1달러'의 중심환율에다 상하 10%의 변동폭이 설정될 경우 달러·유로환율은 0.9∼1.1달러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게 된다.
이런 과도기를 거쳐 국제통화질서는 지구촌 추세에 맞춰 전세계가 하나의 화폐만을 사용하는 단일통화권으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단일통화로는 테라(Terra)와 글로벌 유로화 등이 있다.
결국 다음달 1일 동유럽의 EU가입은 유럽지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질서와 국제통화제도,우리 수출에도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국내기업들은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