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2004 현대미술의 시선'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재개관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로 강익중 곽훈 김인겸 전수천 한만영 함섭 등 베니스비엔날레 상파울루비엔날레 초대작가를 비롯해 곽남신 이강소 문범 조성묵 임옥상 등 작가 20명의 근작 32점이 출품됐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측은 이번 대극장 재개관을 계기로 기존의 행사성 전시행사에서 벗어나 전문 작가들의 전시를 유치할 계획이며 이번 전시는 이런 취지의 첫 테이프를 끊는 기획전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실 출품작가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미술관측이 기획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이 보인다. 하지만 국제적 감각을 갖춘 중견작가들의 평면회화에서부터 입체조형,영상,설치작 등 다양한 장르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을 수상했던 전수천을 비롯 강익중 곽훈 임옥상 김승영 등은 다양한 매체를 혼합해 작업하는 작가들이다. 강익중은 부처와 영어로 상징되는 동·서양 문화의 조합을 대형 킬트 형식으로 유도해 국제 미술계에 잘 알려진 작가다. 곽훈은 도자기 벽면 앞에 고래뼈를 입체로 설치해 오브제간의 상호관계를 이끌어낸다. 임옥상은 인물 사진과 장미꽃을 대비시켜 순수 자연과 인위적 자연의 상반된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조성묵 김인겸 이형우 홍성도 양만기는 독특한 입체작업을 선보여 온 작가들이다. 조성묵은 식용 국수로 의자를 만들어 관객과의 접근을 시도했고 양만기는 첼로나 바이올린에 음향을 설치,소리에 따라 영상 그래픽이 재탄생되는 설치작품을 출품했다. 이강소 권순철 한만영 서용선 함섭의 평면작업은 한지라는 재료의 특성을 살리거나 화면의 이분법적인 색면을 대비,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특정 계층의 인물을 통해 조명한 작품들이다. 18일까지.(02)399-115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